[휴먼n스토리] '덕포진 전도사' 90세 문화해설사 김기송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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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 묻혀 있던 덕포진을 발굴하고 반평생 세상에 알렸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힘닿는 데까지 계속해야죠."
덕포진은 문화재청의 발굴 작업이 지연되면서 10년 뒤인 1980년에야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지만,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등록됐다.
김씨가 덕포진 발굴에 매진한 이유는 김포 대곶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1970년대에는 덕포진 발굴추진위원장, 1980년대에는 새마을지회장, 1990년대에는 제4·5대 김포문화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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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땅속에 묻혀 있던 덕포진을 발굴하고 반평생 세상에 알렸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힘닿는 데까지 계속해야죠."
경기도 김포에서 활동 중인 최고령 관광문화해설사 김기송(90)씨.
그는 사적으로 지정된 김포시 대곶면 덕포진(德浦鎭)을 처음 발굴한 주역이다.
한강 하구에 있는 덕포진은 조선시대 외세 침략에 대항했던 해안 방어시설이다.
1866년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 함대와, 1871년 신미양요 때는 미국 함대와 각각 격전을 벌였던 우리 선조들의 굽히지 않는 호국정신이 깃든 현장이다.
원래 농사를 짓던 김씨가 덕포진 발굴에 나선 것은 50여 년 전인 1970년 무렵이다.
당시에는 한국전쟁으로 많은 문화재가 땅속에 묻혀 세상과 단절된 시기였다.
김씨는 침체된 마을을 발전시킬 방법을 고민하다가 한 공무원으로부터 "대곶면 바닷가 어딘가에 덕포진 유적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3개월간 해안 곳곳을 파헤친 끝에 처음으로 포대를 발견했다. 문헌상으로만 전해지던 역사의 현장이 세상에 나온 순간이었다.
덕포진은 문화재청의 발굴 작업이 지연되면서 10년 뒤인 1980년에야 대부분 모습을 드러냈지만, 문화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사적으로 등록됐다.
발굴 현장에서는 포대 15곳과 화포 6문 등이 발견됐다.
김씨는 20일 "당시 밤이 새도록 수풀 속에서 덕포진을 찾다가 간첩으로 오해받기도 했다"며 "하루는 많이 가본 장소에 무지개가 뜨는 꿈을 꿨고 공교롭게 실제 그 자리에서 처음 포대를 찾아냈다"고 회상했다.
김씨가 덕포진 발굴에 매진한 이유는 김포 대곶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1933년 경기 수원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만주로 피난을 갔다가 한국전쟁 이후 대곶면에 정착했다.
벼농사를 지으며 큰 부족함 없이 생활했지만, 삶의 터전인 마을은 농지 외에 별다른 시설이나 문화재가 없는 탓에 늘 소외된 고장이었다.
김씨는 중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무료 교육시설인 '신명학당'을 설립하는 등 마을 발전에 앞장섰다.
그는 1970년대에는 덕포진 발굴추진위원장, 1980년대에는 새마을지회장, 1990년대에는 제4·5대 김포문화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는 관광문화해설사로 변신해 15년째 덕포진전시관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과 선조들의 호국정신을 전하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재청 주관 2022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김씨의 소망은 덕포진을 온전히 복원해 대곶면을 '문화재 마을'로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는 "옛 기록을 살펴보면 덕포진의 규모는 현재까지 발굴된 것보다 더 크다"며 "정부가 추가 발굴에 나서 대곶면을 문화재 마을로 만들 수 있도록 남은 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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