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12대가 나갔는데 주차비 ‘0원’?…꼬리물기 수법 CCTV에 잡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사설 주차대행 업체가 남의 건물 유료 주차장에 차량을 여러 대 주차해놨다가 이른바 ‘꼬리물기’ 수법을 써서 주차비를 한 푼도 내지 않은 사기 행각이 CCTV 영상에 잡혔다.

19일 KBS는 주차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무인 주차장 출차 시 앞차에 바짝 따라붙는 ‘꼬리물기’를 일삼은 주차대행업체들이 활개를 치고있다고 보도했다.

KBS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 십수대가 바짝 붙어 줄줄이 빠져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승합차 한 대가 주차장에서 나오자 다른 차들이 바짝 붙어 뒤따르는 모습이었다. 차량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차단기가 내려오려고 하자 앞차와의 간격을 줄이며 따라붙었다. 이렇게 총 12대가 한묶음으로 주차장을 나왔다.

하지만 차량 12대에 부과된 주차료는 ‘0원’. 맨 앞 차량에만 주차비가 부과되는데 그나마도 입차한 지 30분이 안 된 ‘회차’ 차량이다. 차단기가 완전히 내려오기 전 앞차에 바짝 따라붙으면 출구 감지기가 여러 대를 ‘한 대’로 인식하는 원리를 악용한 것이었다.

김포공항 근처 이 빌딩에서 이 같은 범행은 수백 차례 반복됐다. 관리인 측은 두 달이 지나서야 이를 알아챘다. 피해업체 관계자는 KBS 인터뷰에서 “내 차가 나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도둑질하는 것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피해를 당한 주차장은 이곳만이 아니었다. 심지어 김포공항 안에 있는 주차장에서도 꼬리물기 출차 수법이 적발됐다. 지난해 경찰이 주차 대행업체 한 곳을 적발해 사기 혐의로 송치했지만 여전히 같은 일은 반복되고 있었다. 사람이 따로 없는 무인 주차장이 늘면서 이 같은 사기는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 시스템을 만든 업체에서는 차량 감지기가 꼬리물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기계를 보완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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