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 화성‧인천‧대구 끝없는 폭락

조유정 2023. 1. 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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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전국 분양 물량.   자료=하이투자증권

지난해 부동산 침체기 속 화성‧인천‧대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 세 지역의 하락의 원인은 ‘과잉 공급’에 있다. 단기간 시장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며 침체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올해도 화성‧인천‧대구에 많은 물량이 쏟아질 예정으로 집값 하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일 KB국민은행 주태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값은 약 3.12% 하락했다. 세종이 11.97%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어 화성이 -10.93%로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대구는 -7.15%, 인천 -6.12% 하락했다. 이 세지역의 공통점은 지난해 주택 공급이 많았단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공급이 증가할 경우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

동탄신도시 개발·GTX 개발 웃던 화성시의 눈물

하이투자증권이 발표한 2023 부동산시장 점검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경기도 전체 입주 물량 중 14%가 쏟아졌다. 동탄신도시가 개발되며 화성시 인구가 급증했고 저금리 상황에 GTX-A(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계획 등의 호재로 아파트 공급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화성시는 최근 10년간 29만9000명이 순유입 돼 경기도 내 인구 유입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구유입과 개발호재로 화성시 아파트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1년 말 기준 화성시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다. 그러다 지난해 고금리와 집값 하락 기조로 인해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며 시장에 많은 물량이 쌓였다. 이에 지난해 12월 신도시 ‘동탄 어울림 파밀리에’는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이 1대1도 기록하지 못하며 미달되는 등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입주 및 분양 예정단지.   자료=하이투자증권

인천 아파트 장기간 하락 우려 ‘빠른 손절’ 진행

인천은 2021년 집값 상승률 32.6%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중순부터 하락세로 전환된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인천 아파트값은 1년새 12.56% 곤두박질쳤다. 더욱이 인천의 하락세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화성은 현재까지 공급이 많았다면 앞으로 수도권 공급 예정 물량은 인천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인천의 입주 예정 세대는 8만2423호로 경기도 전체 입주 예정 물량과 비교하면 37%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 인천 아파트의 손절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아파트 매수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처분한 비율이 인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천에서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연립·오피스텔)을 매도한 사람은 5만322명으로 이 가운데 7167명이 매수 1년 이내에 되팔았다. 이는 전체 14.24%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아파트를 매도한 102만9234명 가운데 보유 기간 1년 이하는 9만6769명(9.4%)이었다. 수도권에서는 36만2423명 중 3만6974명이 1년 이내 되팔아 10.2%의 비중을 차지했다. 인천은 전국은 물론, 수도권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더욱이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로 인해 얼마 남지 않은 투자 수요가 서울권으로 쏠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 분양물량 소폭 줄었지만 1만가구 공급 ‘물량 공포’ 지속

대구는 미분양 공포가 가장 큰 지역이다. 지난해 7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한 대구는 지난해 12.38% 하락했다. 대구는 2020년 12월 전역이 조정대상으로 지정된 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꺾였다. 전세, 매매가격 급락에 입주 물량, 분양 물량, 미분양 물량 모두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했다. 2020년~2021년 초까지 대구 무순위 청약 아파트는 34개 단지까지 급증했다. 청약 미달이 미계약, 무순위, 미계약, 무순위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지난해 11월 대구 내 미분양은 1만1700호로 전국 미분양 물량의 20.2%에 달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대구에 9만115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란 것이다. 2020년~2021년까지 대구에 5만7704호가 공급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서울(5만710호)보다 많은 수치다. 올해는 1만616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지난해 1만2131가구에 비해 12.5%(1515가구) 소폭 줄었지만 입주물량이 역대 최고치인 3만4419호가 입주를 앞둬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더욱이 대구광역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공급물량이 더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화성‧인천‧대구에만 올해 9만 가구 입주 앞둬

화성‧인천‧대구는 올해에도 많은 물량이 쏟아져 집값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경기 10만9090가구, 인천 4만4984가구, 대구 3만6059가구, 충남 2만6621가구, 서울 2만5729가구 순으로 많다. 특히 경기 10만 가구 중 1만3643가구가 화성에 공급될 예정이다. 인천은 지난해 4만2515가구에 이어 올해도 4만 가구 이상 공급(입주)이 이어진다.

인천과 대구는 2000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다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대구는 입주 아파트의 절반 이상인 1만8900가구(52%)가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관건은 ‘미분양 물량’ 해소라 진단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화성은 지역이 넓어 지역별로 물량도 많고 지역별로 편차도 크다”며 “신도시 쪽은 그래도 비교적 수월하게 물량을 소화할 것으로 보이나 그 외 지역은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구는 올해 분양 물량이 적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며 “미분양이 먼저 소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전반적으로 규제가 완화, 해지되며 분양을 받는 여건은 좋아졌지만 인천은 입주물량이 몰려 전반적으로 어렵게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단기간에 하락한 지역이 오히려 잘 버티고 가격 하락이 더디던 지역에서 하락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금 부동산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역들이 입주와 관련된 이슈도 있으나 그 전전해(2021년)에 오른 것에 대한 되돌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화성은 급격히 올랐던 곳들이 많아 이 부분에 대한 되돌림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고 인천은 광역 범위가 크나 송도를 기준으로 하면 추가 하락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대구는 미분양 물량이 너무 많아서 미분양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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