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정우영의 프라이부르크엔 '별난 감독'이 동행합니다
오광춘 기자 2023. 1. 20. 07:02
잘 우는 축구 낭만가, 할 말 하는 축구 철학자...슈트라이히 감독
누가 떠오릅니까. 낭만도 스치고 철학도 엿보이죠. 이렇게 말하고 행동해서 성공할까 싶지만 세상이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도 어느 정도 충족했습니다. 그가 이끄는 팀이 독일 분데스리가 2위를 달리고 있으니까요.
영국 언론 'BBC'는 슈트라이히의 별난 인생을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뚜벅뚜벅 걷는, 그 스타일이 참 흥미롭습니다.
그 내용 중엔 샬케04, 브레멘, 묀헨 글라드바흐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사령탑 제의를 “현실적이지 않다”고 거부한 일화도 있습니다. 소위 '가성비'를 초과 달성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프라이부르크 총연봉은 720억원 수준으로 도르트문트(2240억원) 라이프치히(2950억원) 바이에른 뮌헨(4980억원)보다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순위는 바이에른 뮌헨 바로 아래인 2위입니다. 돈으로 모든 게 결정되고, 기득권이 모든 것을 사로잡는 축구의 성공 방정식에 태클을 걸고 있는 거죠.
프라이부르크는 오랜 시간 유망주들을 발굴해서 팀을 성장시키고, 또 육성된 선수를 좋은 조건으로 팔아서 구단 가치를 키워온 팀입니다. 정우영도 프라이부르크가 공들이는 선수 중 하나죠. 슈트라이히는 긴 호흡으로 프라이부르크와 오래 동행합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14~2015시즌엔 분데스리가 17위로 2부로 강등됐지만 당시 구단주는 슈트라이히에 대한 믿음을 거둬들이지 않았습니다. 신뢰를 신뢰로 화답하며 지금까지 걸어왔습니다.
슈트라이히가 주목받는 건 축구 밖의 이야기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와 세상은 늘 분리된 것처럼, 외면하는 다른 선수와 감독과는 분명 다릅니다. BBC는 2015년 일화를 소개합니다. 당시 1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올 때 독일 사회에서 일었던 불안에 대해 슈트라이히는 이런 말로 정리했습니다. “유럽은 수 백년간 아프리카를 착취했습니다. 지금은 역사를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마음을 열고 환영할 때입니다.”
슈트라이히가 기자회견에서 축구 밖의 다른 주제에 대해 기자들과 한 시간 이상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것도 신선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1일부터 겨울 휴지기를 접고 멈췄던 경기를 재개합니다. 프라이부르크는 볼푸스부르크와 만납니다. 정우영이 수놓는 활약도, 슈트라이히 감독이 펼쳐놓을 말과 몸짓도 궁금해집니다.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12km 떨어진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감독. 경기를 지휘하면서 눈물을 훌쩍이는 감독, 또 왜 울었냐는 질문에 바람 때문에 눈물이 맺혔다고 둘러대는 감독. 메가폰을 잡고 서포터스 앞에서 연설하고 감정에 북받쳐 울어버린 감독. 그라운드 테크니컬 지역을 분주히 오가며 격하게 손짓하고, 때론 거칠게 포효하는 감독. 유소년팀부터 시작해서 한 팀에서만 28년간 한 길을 가는 감독. 축구만 보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며 윤리적인 소비를 외치고 극우파의 부상을 우려하고 사회적 양심을 호소하는 감독.
누가 떠오릅니까. 낭만도 스치고 철학도 엿보이죠. 이렇게 말하고 행동해서 성공할까 싶지만 세상이 요구하는 성공의 기준도 어느 정도 충족했습니다. 그가 이끄는 팀이 독일 분데스리가 2위를 달리고 있으니까요.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58). 솔직하게 고백하면 그 이름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정우영 덕분에 한두 번씩 들어봤습니다. 프라이부르크의 감독입니다. 축구 감독도 이젠 스타가 되는 세상인데 오랜 기간 작은 팀을 이끄는 이름 낯선 사령탑입니다. 프라이부르크 감독으론 2011년 12월부터 12년째 인연을 이어갑니다. (1995년 유소년팀 감독부터 줄곧 프라이부르크만 지켰습니다.)
영국 언론 'BBC'는 슈트라이히의 별난 인생을 깊게 들여다봤습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뚜벅뚜벅 걷는, 그 스타일이 참 흥미롭습니다.
그 내용 중엔 샬케04, 브레멘, 묀헨 글라드바흐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그리고 바이에른 뮌헨의 사령탑 제의를 “현실적이지 않다”고 거부한 일화도 있습니다. 소위 '가성비'를 초과 달성한 감독이기도 합니다. 프라이부르크 총연봉은 720억원 수준으로 도르트문트(2240억원) 라이프치히(2950억원) 바이에른 뮌헨(4980억원)보다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순위는 바이에른 뮌헨 바로 아래인 2위입니다. 돈으로 모든 게 결정되고, 기득권이 모든 것을 사로잡는 축구의 성공 방정식에 태클을 걸고 있는 거죠.
프라이부르크는 오랜 시간 유망주들을 발굴해서 팀을 성장시키고, 또 육성된 선수를 좋은 조건으로 팔아서 구단 가치를 키워온 팀입니다. 정우영도 프라이부르크가 공들이는 선수 중 하나죠. 슈트라이히는 긴 호흡으로 프라이부르크와 오래 동행합니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14~2015시즌엔 분데스리가 17위로 2부로 강등됐지만 당시 구단주는 슈트라이히에 대한 믿음을 거둬들이지 않았습니다. 신뢰를 신뢰로 화답하며 지금까지 걸어왔습니다.
슈트라이히가 주목받는 건 축구 밖의 이야기에 직접 목소리를 내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와 세상은 늘 분리된 것처럼, 외면하는 다른 선수와 감독과는 분명 다릅니다. BBC는 2015년 일화를 소개합니다. 당시 100만명이 넘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올 때 독일 사회에서 일었던 불안에 대해 슈트라이히는 이런 말로 정리했습니다. “유럽은 수 백년간 아프리카를 착취했습니다. 지금은 역사를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마음을 열고 환영할 때입니다.”
슈트라이히가 기자회견에서 축구 밖의 다른 주제에 대해 기자들과 한 시간 이상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것도 신선합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21일부터 겨울 휴지기를 접고 멈췄던 경기를 재개합니다. 프라이부르크는 볼푸스부르크와 만납니다. 정우영이 수놓는 활약도, 슈트라이히 감독이 펼쳐놓을 말과 몸짓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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