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헬리오시티 vs 올림픽파크포레온… 하락장 매수자 선택은

정영희 기자 2023. 1.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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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구축보다 신축이 비싼 시대] ③ 눈치싸움 시작됐다

[편집자주]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 아파트값은 갈수록 떨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로 인건비와 자재 가격이 뛰면서 신규 단지의 원가율이 높아졌다. 가격 하락기에 맞는 원가 상승은 구축 매매가와 신축 공급가의 반비례 현상을 만드는 기형적인 구조를 형성시킬 수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물가 상승분을 건축비 산정에 반영한 데다 분양상한제 폐지와 고분양가 규제 완화 등을 단행, 앞으로 분양가가 무서운 속도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정당계약 마감을 코앞에 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과 포기의 갈림길에 서있다.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해 인근 송파 헬리오시티 매매가가 급락하며 올림픽파크포레온 분양가와 비슷한 가격까지 내려온 탓이다./사진=정영희 기자

"둔촌주공 계약 끝나면 고덕아르테온 8억원까지 떨어질까요?"(30대 직장인 A씨)
지난 17일 정당계약을 완료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계약률이 70%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강동구보다 도심이 더 가까운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59㎡(이하 전용면적)가 12억6000만원에 급매로 팔리는 등 급격히 가격이 떨어져 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졌다. 올림픽파크포레온 59㎡ 분양가는 10억원 중반대로, 각종 옵션 가격을 포함하면 13억원에 달한다.


3년 전 가격… 눈치싸움 시작됐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 복도 양쪽엔 두 곳 걸러 하나씩 공인중개업소가 자리했다. 각 중개업소마다 직접 찾은 방문객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걸려오는 문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2018년 12월 완공됐다. 송파역 역세권이며 총 84개동, 9510가구로 '미니 신도시'란 별칭이 붙었다. 지하철 8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역(2호선 환승) 21분, 여의도 35분, 광화문 40분 등으로 도심 회사까지 출·퇴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헬리오시티 59㎡가 13억9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그보다 하루 전 '국민평수'로 불리는 84㎡는 16억5000만원(21층)에 팔렸다.
송파 헬리오시티 정문/사진=정영희 기자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9㎡는 766가구에 불과해 가격 자체가 많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며 "2021년 18억원대 후반에 매매됐던 2층 매물이 지난달 급매물로 나와 12억6500만원에 팔렸을 뿐 현재 대체로 14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소 관계자는 "단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84㎡ 매물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며 "최근 15억원대에 나온 1, 3층 급매물이 팔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과는 달리 헬리오시티 매매 호가는 점점 내려가고 있다는 의견이다. 59㎡ 중간 층 아파트 중 최저 호가는 13억원대 후반이며 84㎡ 고층 물건 중엔 16억원대 초반까지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는 3년 전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헬리오시티 84㎡가 15억원대에 거래된 것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2021년 강남 압구정·삼성·청담·대치동과 송파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실거주자만 매수가 가능하고 입주 후 2년동안은 매매와 임대도 할 수 없었다. 가락동에 위치한 헬리오시티의 경우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나 갭투자로 목돈을 벌고자 하는 이들의 성지가 됐다.

2021년 23억원대까지 오른 84㎡는 지난해 5월 22억원대로 떨어진 데 이어 이자 급등과 거래래 절벽으로 20억원 선이 무너졌다. 추가 가격 하락을 기다리는 수요도 적지 않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84㎡가 13억원대까지 떨어지면 무조건 사겠다는 수요자도 있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 고덕아르테온 전경/사진=정영희 기자


입지보다 가격 우선이라면… '고덕아르테온'에 수요 몰린다


일부 수요자들은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같은 강동 내 '고덕아르테온'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 외곽이어서 입지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 측면에선 충분한 이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0년 2월 준공된 고덕아르테온은 41개동 4066가구 규모다. 정문 바로 앞에 5호선 상일동역이 있어 ▲광화문역 39분 ▲여의도역 52분 ▲강남역 44분(2·8호선 환승) 등이 소요된다. 송파보다 도심으로의 접근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직장이 강남역인 경우 헬리오시티보다 통근 시간이 2배 더 걸린다.

이 단지 상가에도 30여곳의 공인중개업소가 늘어서 있었다. 유리 문엔 '초급매' '급급매' 등의 문구가 걸려 있기도 하다. 고덕아르테온 59㎡는 지난해 11월 9억3000만원(2층)에 팔렸다. 지난달엔 같은 평수 매물 중 중층인 10층 매물이 9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같은 달 84㎡는 12억9500만원(1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면적은 앞서 지난해 1월 19억5000만원(15층)에 팔린 데 이어 그해 9월엔 13층 매물이 1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1년도 채 안돼 34%가량 급락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59㎡의 경우 10억원 아래로 나온 매물이 있다"며 "호가도 계속 바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체 가구 수의 절반 이상인 84㎡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며 "현재 호가는 13억~13억5000만원이지만 온라인엔 더 저렴한 물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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