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국 첫 상대 호주 전력분석, 핵심 포인트는? [베이스볼 브레이크]

강산 기자 2023. 1.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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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SNS
이강철 감독(57·KT 위즈)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3월 9일 개막하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1라운드 B조에 편성됐다. 대표팀은 3월 9일 호주,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에 오르는 만큼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첫 경기 호주전에 대표팀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가 예상되는 일본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까닭에 다크호스 호주를 무조건 잡아야만 8강행에 청신호가 켜진다. 체코, 중국보다는 우리 대표팀의 전력이 크게 앞서는 터라 호주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감독도 호주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다. 엔트리 30명을 선발할 때도 호주와 상대성을 고려했다. 이 감독은 “첫판 상대인 호주에 강한 투수들을 뽑았다. 땅볼유도능력이 뛰어나고, 결정구가 확실한 선수들”이라며 “일단 2위 이내에 들어야 하기에 첫 경기인 호주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엔트리 발표 직후인 6일부터 8일까지는 좀더 면밀한 전력분석을 위해 코칭스태프와 함께 직접 호주에 다녀오기도 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에선 한국(4위)이 호주(10위)보다 제법 높다. 객관적 전력에서도 우위라는 평가다. 그러나 마냥 쉽게만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호주는 앞선 4차례 WBC에서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으나,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A와 더블A에서 뛰고 있는 숨은 인재들이 적지 않다. 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선수들이 많아 팀워크도 좋다는 분석이다. 특히 2009년 프로리그(ABL) 창설 이후 전력이 크게 향상돼 국제대회에서 늘 복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호주는 한국, 일본과 달리 아직 엔트리를 공개하지 않았다. 우리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은 ABL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심재학 대표팀 퀄리티컨트롤 코치(51)는 “기본적으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ABL이 리그 자체만 보면 KBO리그보다 밀리지만, 대표팀으로 봤을 때는 또 다르다”며 “수비력은 대등하고, 싱글A와 더블A를 경험한 선수들이 지금 한 팀에서 키스톤콤비를 책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선취점이다. 한국야구가 1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한 지난 2차례 WBC(2013·2017년) 때도 모두 첫 경기에서 먼저 실점한 게 독이 됐다. 2013년 대회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선 2회말 먼저 실점하며 흐름을 내준 끝에 0-5로 패했다. 2017년 대회 첫 경기에서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2회초 먼저 실점한 여파를 극복하지 못한 채 1-2로 졌다.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특히 호주의 경우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갖추고 있어 먼저 실점하면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생소한 구종에 대처하기 위한 타자들의 훈련방법 등을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 코치는 “키 2m의 장신 사이드암투수도, 좌완 사이드암투수도 있다”며 “헤매기 시작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ABL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선수들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시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새 시즌을 앞두고 좀더 일찍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 처지다. 평소보다 빠르게 몸을 만들고 호주와 맞붙어야 한다. 반면 호주선수들은 2월 중순 2022~2023시즌 일정을 마치고 WBC에 나선다. 실전감각에 따른 변수가 적다는 의미다.

변수대처능력 또한 관건이다. 엔트리부터 변수가 있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우완 워윅 서폴드(33) 등 핵심투수들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정보가 있다. 그러나 ABL 후반기에 등장한 생소한 투수들도 있어 당장은 선택과 집중이 쉽지 않다. 심 코치 역시 “이전까지 등판하지 않았던 직구 최고 구속 154㎞의 강속구 투수가 ABL 7라운드에 등장하기도 했다. 엔트리가 확정되면 그 때부터 제대로 분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표팀 전력분석팀도 ‘투 트랙’ 체제로 현미경 분석에 돌입할 계획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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