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세상' 김진형, '조폭 전문 배우'가 42세에 '조기은퇴'한 이유 [SC리뷰]

김수현 2023. 1. 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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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조폭 전문 배우' 김진형이 은퇴한 이유를 밝혔다.

1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김진형에 대해 그렸다.

송강호 한석규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넘버 3'. 극중 한석규의 조직원이었던 김진형은 "'넘버 3' 때 중학교 3학년이었다. 어렸지만 성인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때 별명이 '조폭 전문 연기자'였다"라 회상했다. 또래보다 유난히 큰 덩치 탓에 10대 때 조폭 역할로 데뷔했고 20살엔 드라마 '야인시대' 아구 역으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희망고문이다. 언젠간 일이 들어오겠지 했는 데 한계가 오더라"라 한 김진형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경남 거창에 한 시골마을에서 포착된 김진형은 귀농해 마을 사람들을 돕고 산 지 6년이 됐다고.

매일 아침 사륜기를 타고 출근하는 김진형은 마을의 고물상으로 향했다. 김진형은 쓰레기로 보이는 고물을 보며 "이게 다 돈이다"라고 여기저기 찾아댔다. 그러다 고철을 찾은 김진형은 "돈이다"라며 반가워했다.

농기계 중고 거래상 아버지와 함께 일한다는 김진형은 농기계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공수해왔다. 김진형은 "판매나 손님맞이하는 건 제 담당이다. 수리가 다 되면 사진을 찍어서 인터넷이나 원하는 사람에게 판매한다"라 설명했다.

늘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온 배우 김진형은 "1997년 영화 '넘버 3'로 알려졌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사우나실이었다. 최민식 한석규 선배님과 같이 있었는데 '이 살덩어리 봐라'라 했는데 그걸 찍고 나서 광고가 들어왔다. 'c'회사 맥주 광고가 들어와서 교복을 입고 갔는데 놀라시더라. 그분들은 나를 성인으로 생각하신 거다. '미안하다'셔서 다시 돌아왔다"라 추억했다.

큰 덩치와 인상으로 '조폭 전문 배우'가 된 김진형은 "한창 조폭 연기할 때는 길 가다 불심검문도 받았다. TV에서 봤는지 모르지만 수배전단에서 봤나 싶은 거다. 얼굴이 익숙하니까. 그리고 주변에서 싸움 나면 제가 일으킨 줄 알고 오해도 받았다"라 털어놓았다. 얼굴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보단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모든 소식과 소문의 집결지 마을회관에 간 김진형. 아버지는 "우리 아들 장가보내야 하는데 어디 아가씨 없냐"라며 주변인들에게 물었다. 김진형은 "꼭 거기서 항상 장가보내야 한다고 하신다. 동네 창피하게. 결혼 얘기는 좀 그렇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김진형은 "저도 착잡하다. 저도 어머니 아버지께 손주 안겨드리고 싶다. 가정이라는 게 있으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는데 저는 혼자지 않냐. 항상 죄송스럽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 속상해했다. 김진형은 할아버지가 손수 지은 집을 소개했다. 정겨운 인테리어가 그대로인 집에서 김진형은 "앉아서 멍 때린다. 따뜻해지면 그때 생각 없이 잔다"라 했다.

김진형은 "제 캐릭터가 고정적이다 보니까 일을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더라. 언젠간 일 들어오겠지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저도 이제 먹고살아야 되겠고 그래서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고깃집 막걸리집 노래방 등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사업을 하면서 투자도 했는데 이 사람들끼리 알아서 도망을 가버린 거다. 근데 문제는 제 지분과 이름이 있으니까 차압 딱지가 제게 날아왔다. 제가 음식점을 했는데 빨간 딱지가 왔다. 그런 일이 터지니까 사람이 무섭더라 손님이 오는데 말을 걸면 겁이 났다. 그냥 집을 나가지 않았다"라 아픈 과거를 회상했다. 결국 그에게 남은 건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

또 마을을 벗어난 김진형은 얼마 전 고깃집을 오픈한 지인을 찾아갔다. 배우 김진형을 알아보는 손님들은 사팬을 자처하며 사진도 찍었다. 아직 미혼이라는 지인의 처제. 김진형은 적극적으로 다음 약속을 기대했다. 국제결혼을 추천하는 듯한 지인에 김진형은 "난 국내 먼저 돌아보고 싶다"라며 은근히 속상해 했다.

김진형은 홀로 두 번째 아지트인 포차에 향했다. 귀농한 후 45kg가 빠졌지만 김진형은 아직 외모 자신감이 없었다. 김진형은 "아무래도 겉모습을 따지는 분들이 많다. 제가 원하는 조건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에게 잘하는 거 하나뿐인데 상대되는 여자분들은 마음이 다르니까"라 한숨 쉬었다.

외출 준비에 한창인 김진형은 꽃단장을 했다. 그는 "오늘 아는 지인께서 소개팅을 주선해 주셔서 오래간만에 때 빼고 광을 냈다"라며 미소 지었다. 소개팅 상대는 86년생, 김진형은 82년생이었다.

김진형은 "어차피 내 첫인상 보고 놀라고 갈 거다 라 생각했는데 말을 잘 받아주셔서 감사하다. 좋게 봐주시면 다행이다. 솔직히 아까 '술 마시러 가야 하나? 말이 잘 통하니까'라 생각했다"라 했지만 상대는 술을 못 마신다고. 김진형은 "저는 좋았는데 여러 번 다니다 보니까 상대방으로 예의상으로 하는 말들이 보인다. 근데 전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답이다"라 마무리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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