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결산]②수입차 3년연속 판매증가 '벤츠-BMW-아우디 순'
202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 감소세가 지속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이 140만대를 밑돈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내수 판매 감소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상황 속에서 친환경차, 수입차 판매 증가 현상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분석과 올해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수입차의 국내 판매량이 3년 연속 증가하며 2022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량은 감소한데 반해 수입차의 질주는 작년에도 계속된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 브랜드 쏠림 현상은 심화됐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독일 브랜드 였다. 일본 브랜드는 2019년 불매 운동 이후 소강세다.
30만대 육박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수입 승용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의 국내 판매량(등록 기준·상용 제외)은 28만3435대로 전년동기대비 2.6% 증가했다. 이 협회가 미집계한 테슬라의 작년 판매량(1만4571대)까지 합산하면 30만대에 육박한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판매 비중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167만8732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데이터 근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전년동기대비 0.8%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 감소로 시장 크기는 감소했지만 수입차 판매량은 증가한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국내 물량을 많이 배정받은 것으로 안다"며 "생산 차질을 빚었던 국산차 브랜드에 비해 인도 시점이 빨랐던 것도 판매 증가 요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입차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 추세인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차 가격 인상,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 AS 개선 등 복합적인 결과"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였다. 벤츠는 지난해 8만976대를 판매하며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한 수치로 국산 완성차 업체(1위 현대차, 2위 기아)와 견줘도 세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BMW는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7만8545대로 전년동기대비 19.6% 급증했다. 판매량이 전년대비 급증하면서 1위 벤츠와의 격차(1만483대→2431대)를 크게 좁혔다. 아우디(2만1402대), 폭스바겐(1만5791대)이 그 뒤를 이었다.
테슬라는 1만4571대, 볼보는 1만4431대를 팔았다. 렉서스는 7592대, 토요타는 6259대를 각각 판매했다.
수입차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BMW가 벤츠의 판매량을 소폭 앞섰다"며 "하지만 벤츠가 마지막에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판매 증가 추세가 계속된다면 수입차의 판매량은 30만대 고지를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올해 수입차 판매는 전년대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보복 소비 심리가 작용하면서 수입차 업계가 반사 효과를 누린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올해 고금리 기조가 계속된다면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올해 수입차 시장이 작년만큼 밝지만은 않다"며 "판매 대수 자체를 높이는 것보단 수익성 높은 차량 판매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쏠림 현상, 더 심해졌다
국내 소비자들의 독일차(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선호 현상은 지난해에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독일 브랜드 차량의 판매 비중은 72.6%로 전년동기대비 3.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10대 중 7대가 독일차인 셈이다.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56.7%)부터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일본차의 판매 비중은 6%로 전년동기대비 1.4%포인트 감소했다. 일본차는 불매 운동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차에 이어 2위 였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는 "다른 수입차 대비 가격대가 더 나가는 독일 브랜드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불경기일수록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들의 고급차 구매는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그랬던 것처럼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생겨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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