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구속…“증거인멸·도주 우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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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도피한지 8개월 만에 국내로 송환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경록 수원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2시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공여,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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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도피한지 8개월 만에 국내로 송환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경록 수원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2시 횡령과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공여,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함께 구속된 양선길 현 회장에겐 횡령과 배임 혐의가 적용됐다.
김 판사는 심문 절차 없이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김 전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전 회장과 변호인, 검찰 모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실질 심사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포기 이유에 대해 “성실하게 조사받기로 했고, 반성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구속된 만큼 기소 전까지 그의 혐의를 확실히 입증할 계획이다. 특히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발행과 매각 등 복잡한 거래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됐을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의 이번 구속영장 청구서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빠져있는데, 이어지는 조사에서 이 부분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진술 거부나 묵비권 행사 없이 조사에 임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화영 전 경기 평화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와 증거인멸교사, 대북 송금 등 일부 혐의는 인정하고 있지만, 횡령과 배임 등 나머지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그는 “계열사 간 필요에 따라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했는데, 그 과정에 절차나 법리상 잘못된 점이 있을 수는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위해 돈을 빼돌린 것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법인카드를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 등이 없었고 북한에 건넨 돈도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와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라며,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지난 19일 김 전 회장을 조사하지 않은 검찰은 이날 구속 후 첫 조사를 진행한다.
김 전 회장의 혐의는 △4500억 원 상당의 배임 및 횡령 △200억 원 전환사채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640만 달러 대북 송금 의혹 △이 전 경기부지사에 3억 원 뇌물공여 △임직원들에게 PC 교체 등 증거인멸교사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등이다. 이달 10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체포된 그는 이틀만인 12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뒤 지난 17일 오전 입국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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