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 투자한 네이버, 위기의 ‘부릉’ 버리나…메쉬코리아 이사회 사임
투자 후 계속한 주주 자격 경영 참여 중단
오는 25일 ‘대표 해임안’ 이사회서도 빠져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으로 유명한 메쉬코리아의 대주주 네이버(NAVER)가 이사회 참여를 중단했다.
한때 ‘유니콘’을 꿈꾸기도 했지만, 투자 유치 난항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고 경영진 불화 등으로 내부 분열 조짐까지 겹치자 경영 참여에서 아예 손을 떼고 나섰다.
2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주주 기업으로 메쉬코리아 이사회에 참여했던 네이버(지분 18.48%)의 이정안 i2(투자개발) 책임리더가 지난해 말 사임했다. 2020년 8월 기타비상무이사로 메쉬코리아 이사회에 참여한 지 약 2년 3개월 만으로 임기(3년)를 남겨둔 채 떠났다.
이 책임리더는 한국개발금융(Korea Development Leasing Corp.)과 인터베스트(Intervest) 등을 거친 네이버의 투자 전문가로, 2017년 메쉬코리아로의 240억원 투자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메쉬코리아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
자금난으로 시작한 메쉬코리아의 위기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자, 네이버가 더 이상의 경영 참여를 하지 않기로 정했다는 분석이다. 통상 주주 기업의 이사회 참여는 이사의 사임(임기 만료 포함) 후에도 재선임으로 연속되지만, 네이버는 신규 이사 선임도 중단했다.
네이버 측은 “메쉬코리아 이사회 내 기타비상무이사였던 이정안 책임리더가 사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장 다른 인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쉬코리아에 대한 투자 지분은 여전히 보유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네이버가 메쉬코리아 투자 후 곧장 이사회를 통한 경영에 참여, 이를 지속해 온 것과 대조된다. 네이버는 2017년 6월 이건수 네이버 Glace CIC 대표(당시 네이버 플레이스셀 리더)로 메쉬코리아 이사회에 참여했고, 임기 만료 후 이 책임리더를 발탁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메쉬코리아가 가진 통합 물류 관리 솔루션 등을 높게 평가해 ‘동네 시장 장보기’ 등 자사 서비스와의 협력을 추진하기도 했다”면서도 “최근 메쉬코리아의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더 이상의 관여는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메쉬코리아는 한때 기업 가치 1조원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을 노리기도 했지만, 글로벌 경기 급변과 고금리 기조로 투자가 마르면서 자금난에 빠졌다. 특히 지난해 초 창업자인 유정범 의장이 OK캐피탈로부터 빌렸던 360억원을 만기인 작년 11월 내 갚지 못하면서 법정관리 기로에도 섰다.
내부 분열 조짐도 겹쳤다. 채권자인 OK캐피탈이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자 유 의장이 법원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으로 맞섰고, 이에 반발한 김형설 메쉬코리아 부사장 등 사내이사진이 또 별도 ARS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사장은 유 의장과 메쉬코리아를 설립한 공동창업자지만, 유 의장과는 별개로 hy(한국야쿠르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해 채권을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5일 유 의장의 대표이사 해임을 안건으로 한 이사회도 연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 및 사내이사진은 이사회에서 유 의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임시 주주총회 개최 안건 의결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hy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서지만, 네이버는 이번 이사회 참여 중단으로 의결에서 빠지게 됐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네이버 기타비상무이사의 사임 등 이사회 참여 중단으로 전체 이사회 구성이 6명으로 조정됐다”면서 “메쉬코리아 이사회 정관상 대표이사 해임은 정족수의 과반이 참여하는 이사회에서 출석 이사의 3분의 2가 동의할 경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작년 말 기준 지분 18.48%를 보유한 단일 대주주 네이버를 비롯해 GS리테일(18.46%), 현대자동차(8.88%)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4월 일찌감치 이사회에서 빠졌고, GS리테일은 여전히 주주 기업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5년 전 알테오젠이 맺은 계약 가치 알아봤다면… 지금 증권가는 바이오 공부 삼매경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
- 반도체 업계, 트럼프 재집권에 中 ‘엑소더스’ 가속… 베트남에는 투자 러시
- [단독] 中企 수수료 더 받아 시정명령… 불복한 홈앤쇼핑, 과기부에 행정訴 패소
- 고려아연이 꺼낸 ‘소수주주 과반결의제’, 영풍·MBK 견제 가능할까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