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세뱃돈 넣었는데 -20%" 명맥만 유지하는 어린이 펀드

손엄지 기자 2023. 1.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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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조원이 넘는 공룡펀드도 나왔던 어린이 펀드 설정액이 반토막이 나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2개 어린이펀드에서 최근 3년간 1727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 업황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해당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14.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어린이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더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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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설정된 22개 어린이펀드, 최근 3년새 설정액 28% 줄어
"어린이 펀드, 독립자금 마련·경제교육 기회…세제혜택 줘야"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때 1조원이 넘는 공룡펀드도 나왔던 어린이 펀드 설정액이 반토막이 나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최근 수익률 악화와 투자심리 저하로 자금은 더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성인이 될 때까지 독립자금을 마련하고, 경제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어린이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2개 어린이펀드에서 최근 3년간 1727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설정액은 4344억원으로 3년 전보다 28.4%나 줄었다. 공모펀드 업황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해당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14.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어린이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더 가파르다.

지난 2009년만 해도 주식투자 열풍과 어린이 경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며 설정액이 1조원이 넘는 공룡 펀드도 있었다. 하지만 갈수록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현재 가장 규모가 큰 펀드는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펀드로 설정액은 1730억원에 불과하다.

자금 유출의 근본적 원인은 수익률이다. 22개 어린이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9.87%다. 어린이펀드는 장기 투자가 목적인데, 5년을 투자했다고 쳐도 -0.86%로 손실 구간이다. 수익률 악화로 투자자들은 자금을 빼내고 있다.

기존 펀드와 비교해도 큰 메리트가 없다. 단순히 '자녀를 위한 펀드 투자'일 뿐 연금펀드나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은 세제혜택이 없기 때문에 어린이펀드에 투자할 유인이 없다.

물론, 미성년자는 2000만원까지 증여에 대한 기본공제가 되는데, 증여재산을 신고한 후 펀드 수익률 상승으로 5000만원이 되어도 증여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런 혜택은 모든 펀드에서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펀드의 마케팅은 자산운용사 자체 역량으로 꾸려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운용 수익 중 15%를 떼어 기금을 만들고, 어린이 해외 캠프 등을 실시한다. 주기적인 경제 교육와 경제 관련 사은품을 지급하기도 한다.

어린이펀드는 자녀의 경제적 독립과 경제 교육을 돕는 의미가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용업계에서는 꾸준히 어린이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도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린이펀드가 대중화되면 올바른 주식 투자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면서 "연금펀드,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은 세제 혜택을 주거나 일반 펀드에 적용받는 배당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의 혜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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