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빠·자기' 남한 말투 확산에 내부 통제 나서

김예진 2023. 1. 2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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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새해 첫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평양문화어보호법'을 통한 언어 통제책과 '중앙검찰소'를 통한 법적 감시 강도를 높여나가는 등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섰다.

북한은 17, 18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열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이는 북한에서 표준어인 평양말 외에 남한말 등 외래어 사용을 통제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중앙검찰소 안건 역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색채가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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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
“남한말·외래어 쓰지마라” 경고
최고인민회의 주요 안건 ‘통제’
감시망 강화… 내부단속 나선 듯

북한이 새해 첫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평양문화어보호법’을 통한 언어 통제책과 ‘중앙검찰소’를 통한 법적 감시 강도를 높여나가는 등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섰다.

북한은 17, 18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열었다고 19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밝혔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 정기국회에 해당한다.
건재한 김영철 17, 18일 이틀간 북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 모습.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흰색 원)이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자리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김영철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된 뒤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났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과 관련한 보고에서 “평양문화어를 보호하며 적극 살려나가는 것은 사회주의 민족문화 발전의 합법칙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에서 표준어인 평양말 외에 남한말 등 외래어 사용을 통제하겠다는 뜻이다. 북한 사회에서 남한식 말투가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남한말을 배우게 되는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남한의 생활상, 사회상까지 광범위하게 전파된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사상 해이를 강력하게 다잡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탈북민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남편을 ‘오빠’라 부르고 또 부부 사이에 ‘자기’라고 부르는 것이 대표적인데,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들어가 확산된 것”이라며 “특히 북한에 휴대전화 700만대가 보급돼 직접 대화뿐 아니라 남한의 카카오톡과 같은 북한식 메신저나 문자메시지를 통해서도 그런 말을 많이 쓴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에서 새로운 용어가 하나 생겼다 하면 지방까지 쫙 확산되니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중앙검찰소 안건 역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색채가 뚜렷하다. 노동신문은 우리 대검찰청에 해당하는 중앙검찰소에 대해 “국가 사업 전반에 혁명적 준법 기풍을 확립하기 위한 법적 감시와 통제의 도수를 높여나가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사회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직접 참석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졌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다음달 조선인민군창건일, 광명성절 등 중요 행사 준비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석이던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부의장에는 각각 박인철, 맹경일 대의원이 선출됐다. 박인철은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맹경일은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서기국장 겸 의장이다. 맹경일은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이기도 했던 대남라인 핵심이다. 다만 최고인민회의가 최룡해 상임위원장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의장·부의장 임명의 의미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퇴진설이 돌던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주석단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대미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은 ‘하노이 노딜’ 이후 교체됐다. 직함은 뗐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직만은 유지한 채 ‘원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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