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혹'만 남겨뒀다…김성태, 태국 검거부터 구속까지 ‘열흘’

(수원=뉴스1) 유재규 최대호 배수아 기자 =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의혹' 사건의 핵심인 김성태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검찰의 수사가 더욱 급물살을 타게 됐다.

수원지법 김경록 영장전담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혐의로 양선길 현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이들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지난 10일 김씨가 검거된 이후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기 까지 검찰의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여기에 양선길 현 회장, 수행비서 박모씨, 김씨의 금고지기라 불리는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까지 김씨의 모든 혐의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주요 피의자들도 속속 검거됐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수상한 자금거래 내역 흐름을 발견했다는 분석에 따라 쌍방울그룹 수사에 착수했다.

이보다 앞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법인카드, 법인챠량 제공 등의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때부터 쌍방울그룹은 검찰의 수사대상에 거론되고 있다고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해 3월과 5월31일 각각 양씨와 김씨가 도피성 목적으로 해외로 출국했고 검찰은 뒤늦게 이들에 대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수배 요청 및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를 조처했다.

검찰은 지난해 6월부터 쌍방울그룹 및 계열사 10여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압수수색을 통해 방대한 증거품을 확보했고 수많은 관련자들을 대거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수사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씨 등 핵심 피의자들이 없는 그야말로 '알맹이'가 없는 상황에서 수사는 답보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말께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이 태국에서 검거된 것을 이후로 지난 10일 김씨와 양씨, 전날(18일) 수행비서 박모씨 등 핵심 피의자들이 속속들이 체포됐다.

검찰은 수원구치소에서 머무는 김씨에 대해 변호인 제외 '2주간 접견금지'를 내리면서 증거인멸 및 관계자 진술 맞추기 등 우려되는 사안도 사전에 방지했다.

또 김씨가 8개월 간, 도주행각을 벌였을 때도 압수수색은 물론, '주변부 수사'도 벌이며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검찰은 영장청구 만료 직전에 김씨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는데 그 수가 무려 50장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횡령 혐의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묶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적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7시50분께(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출입국관리법 위반(불법체류) 혐의로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 직원들에 의해 검거됐다.

김씨의 주변으로 최측근들이 해외에서 줄줄이 검거됐다. 검찰은 김씨의 조카이자 수행비서 임무를 담당했던 서모씨의 검거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중 김씨의 금고지기라 불리는 쌍방울그룹 재경총괄본부장 A씨에 대해서는 국내로 송환할 방법을 검찰 입장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초순께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A씨는 현재 현지법원에 송환거부 소송을 제기해 재판을 받고있다. 그는 김씨의 '금고지기'로 불린다. 태국법원이 A씨의 소송을 받아들여 재판이 진행돼 본국으로 송환되기까지 수개월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김씨가 검거되자 A씨는 돌연 재판을 포기하고 귀국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씨가 감시목적으로 붙여놓은 변호인이 이를 부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김씨의 '금고지기' 였던 만큼 검찰이 횡령 혐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더욱 입증하는데 주요한 인물로 쌍방울그룹 내 수상한 자금흐름에 대한 경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검찰은 현재 A씨가 송환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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