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제동걸린 MS·블리자드 합병…韓서도 ‘난색’

강신우 2023. 1. 20. 06: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87억달러(약 85조원)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 경쟁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선 데다 한국의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도 해외 동향을 살펴보겠단 입장이어서 사실상 기업결합 승인에 난색을 보이는 눈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외 경쟁당국 기업결합 ‘부정적’
공정위도 주요국 동향 주시 중
콘솔게임 시장 5% 불과하지만
유통 구조상 pc시장에도 영향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687억달러(약 85조원) 규모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 경쟁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선 데다 한국의 경쟁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도 해외 동향을 살펴보겠단 입장이어서 사실상 기업결합 승인에 난색을 보이는 눈치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주요국들은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하고 나섰다. 시장 독과점이 그 이유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걸었고 영국도 작년 9월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EU집행위원회 경쟁총국은 오는 4월11일 내 두 기업 간 결합을 불승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관가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MS의 블리자드 인수 건에 대한 해외 주요 경쟁당국의 동향을 살피며 국내 게임시장 내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두 기업의 결합으로 게임 개발-배급시장에서의 수평결합과 게임 개발·배급시장과 게임 유통시장 간 수직결합이 발생하는데 이 같은 변화가 시장 내 경쟁 제한성이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수평결합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간 결합을, 수직결합은 원재료의 생산에서 상품의 생산과 유통과정에 인접한 단계에 있는 회사간 결합을 말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 주요국의 경쟁당국과 관련 건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며 “MS는 콘솔게임기 엑스박스와 게임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블리자드에서 제작한 게임을 엑스박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면 소니 등 경쟁사업자와 인접 시장에 영향을 얼마나 미칠지가 쟁점”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MS가 콘솔기업을 인수해 자사 콘솔게임기인 엑스박스에만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제공한다면 소니(플레이스테이션) 등 경쟁사는 인기 게임을 얻지 못해 결과적으로 경쟁제한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일각에선 콘솔게임 시장 규모가 북미나 유럽 등 해외에 비해 상당히 작다는 점이 MS의 블리자드 기업결합 승인 여부 판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게임시장의 절대적 규모는 이번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국내 콘솔게임 시장은 5%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보면 2021년 기준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 게임이 57.9%로 가장 크고 이어 PC게임(26.8%), PC방(8.8%) 콘솔 게임(5%) 순이다.

공정위는 더욱이 블리자드의 게임이 콘솔게임기로만 유통되는 것이 아닌 PC게임으로도 공급되고 있어서 관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공급망 독과점이 가격 인상 등 소비자후생을 끌어내릴 수 있어서다.

수직결합 방식은 그동안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한단 이유로 대체로 허용됐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선 잠재적으로 네트워크 효과(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지배력 확대)로 독과점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자 각 나라 경쟁당국이 세밀한 심사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지역색이 강한 나라를 제외하고는 주요국 경쟁 당국들의 판단이 비슷한 경우가 많다”며 “글로벌기업 입장에선 인수 건이 중요하다면 승인 거부한 국가에서 사업을 철수하면 그만이지만 이번 건은 콘솔게임 점유율이 높은 유럽이나 미국의 경쟁당국에서 부정적 입장을 보인 만큼 인수가 쉽지 않아보인다”고 했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