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脫중국’ 필수조건은 고부가가치 전략…정부, 바이오 R&D 집중 지원
“산업 확장성 뛰어나”…과기부·복지부도 바이오산업 육성 사활
‘진영화·블록화’ 공급망 재편에 대중 무역수지 흑자 감소세까지
“고부가가치 신산업 키워야 산업구조 대전환 시대서 살아남아”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전략기술로 집중 육성할 산업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를 꼽은 가운데, 주요 경제부처가 앞다퉈 바이오 분야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바이오는 인공지능(AI)·로봇·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신기술과 융합을 통해 막강한 산업 파급력과 확장성을 발휘할 수 있다. 진영화·블록화라는 새로운 공급망 트렌드와 탈(脫)중국 등 산업구조 대전환이라는 도전 과제를 떠안은 우리나라 경제가 혼돈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바이오와 같은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에 올인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산업부, 바이오 R&D에 2746억원 지원…신규 과제 252개 발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바이오의약·의료기기·헬스케어·바이오소재 등 4개 바이오 분야에서 252개의 신규 과제를 선정하고, 관련 연구개발(R&D)에 총 2746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산업부는 “바이오산업 생태계 육성과 R&D 성과 극대화를 위해 통합형 과제를 확대하고, 시장 중심의 창의적 R&D와 사업화를 촉진하고자 비즈니스모델(BM)형 과제를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분야별로 보면, 정부는 바이오의약 부문에서 혁신신약·인공혈액·마이크로바이옴(체내 미생물 생태계) 등의 개발과 함께 바이오 제조 공정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또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등에 필요한 원부자재 국산화와 대량 공정 기술 개발을 돕는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시장지향형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전(全)주기 기술, 사용 편의성 향상과 재난 대응을 위한 ICT 융복합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병원-기업간 공동 R&D 체계를 구축해 현장 수요에 기반한 의료기기 개발과 사업화도 촉진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선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와 비(非)약물 치료 기반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고, 5G 기술을 활용한 생체 건강정보 측정·관리·분석 시스템 개발과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바이오소재 분야에선 친환경 고부가가치 대체소재 발굴, 100% 바이오매스 기반 바이오플라스틱 제조 공정과 탄소중립형 생분해 바이오플라스틱 제품 개발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바이오는 로봇·AI·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과 만나 무궁무진한 산업 확장성을 보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물론 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도 바이오산업 육성에 주력하는 이유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3일 “올해 바이오 원천기술 개발에 5594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보다 0.8% 늘어난 규모다. 앞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작년 12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바이오헬스는 기술간 융복합이 매우 활발하고, 부처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 탈중국 빈자리 채울 신산업…“바이오, 국가전략기술로 육성”
윤석열 정권이 범부처 차원에서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건 바이오 자체의 산업적 매력도 때문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경제를 둘러싼 글로벌 여건이 급변하는 상황과도 연계해서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중국을 상대로 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더는 불가능한 시대에 진입한 만큼, 그간 지나치게 높았던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려면 바이오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이 필수적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한국의 대중(對中) 무역수지 흑자는 2013년 628억달러를 기점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양국 무역 규모가 사상 처음 3000억달러를 돌파한 2021년에도 무역 흑자는 2013년의 절반도 되지 않는 243억달러에 머물렀고, 작년에는 중국 경기 둔화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12억3500만달러로 급전직하했다. 중국 정부가 수입에 의존해온 여러 중간재를 자국산으로 바꾸는 내수 강화 정책을 오랜 기간 추진한 결과다. 대중 무역 지표가 악화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무역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치인 47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바이오와 같은 고부가가치 신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한국 경제의 성공적인 탈중국을 돕는다는 전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10월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전략기술로 육성할 12대 산업의 하나로 바이오를 꼽았다. 산업부는 이달 16일 발표한 ‘중견기업 성장촉진 전략’에서 2033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 개발 자금을 투입할 중견기업 15대 핵심 산업의 하나로 바이오를 꼽았다.
전문가들도 바이오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 16일 발표한 ‘중동 국부펀드의 투자 성향과 국내 벤처투자 유치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최근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벤처투자 활성화의 계기로 삼으려면 중동 국부펀드에 우리나라 바이오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응답자가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기술 분야로 ‘첨단 바이오’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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