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도 차분한 설맞이…남한과 비슷한듯 다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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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은 민족 대명절인 설을 어떻게 쇠고 있을까.
사실 북한은 구정보다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생일 '광명성절'(2월 16일) 등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한다.
북한의 대표적 설음식으로는 만둣국과 떡국을 비롯해 찰떡, 백설기, 절편 등 각종 떡과 지짐, 고기구이, 약과, 강정, 수정과, 식혜 등이 있다.
북한에서는 주민이 대거 참석하는 설맞이 공연도 진행해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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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한 주민들은 민족 대명절인 설을 어떻게 쇠고 있을까.
사실 북한은 구정보다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과 김정일 생일 '광명성절'(2월 16일) 등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기념한다. 한때 봉건 잔재로 간주해 '구정'을 명절로 취급조차 하지 않다가 1989년 김정일 지시로 다시 쇠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사흘간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으며 2006년부터 음력설을 '설 명절'로 부르고 있다.
다만 남한은 설 전날부터 사흘간 휴일이지만 북한은 설 당일부터 사흘간 쉬며 대휴는 없다.
북한도 남측과 비슷하게 설날 세배 문화가 있고 떡국을 먹으며 민속놀이를 즐긴다. 지속되는 식량난 속에서 형편이 되는대로 설음식을 장만해 한 상 차려놓고 가족, 친척들, 동네 친지 등과 함께 나눠 먹는다.
북한의 대표적 설음식으로는 만둣국과 떡국을 비롯해 찰떡, 백설기, 절편 등 각종 떡과 지짐, 고기구이, 약과, 강정, 수정과, 식혜 등이 있다.
북한 떡국은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데 꿩이 없으면 닭고기를 대신 쓰기도 해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떡국엔 주로 긴 가래떡이 들어가고 개성 사람들은 가운데가 잘록한 모양의 조랭이떡을 즐겨 먹기도 한다.
특히 함경도나 평안도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서는 쌀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와 인접한 중국 영향 등으로 만둣국을 먹는 집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속놀이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일 대중적인 것은 윷놀이고, 그 외에도 널뛰기, 연날리기, 썰매 타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바람개비놀이 등이 있다.
북한에서는 주민이 대거 참석하는 설맞이 공연도 진행해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지난해 2월 설날에는 평양 국립연극극장과 평양교예극장 등 여러 극장에서 다채로운 경축 공연이 열렸고 당정 간부들의 참석 아래 '설명절 승마경기'도 진행됐다.
또 양력설인 신정에는 김일성 집권 시절부터 12월 31일 또는 1월 1일에 학생 소년들의 설맞이 공연을 개최하곤 했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대규모 불꽃놀이나 드론쇼 등 한층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했다.
그러나 매년 설날 즈음에 귀성길이 북적이는 남한과는 거리 풍경이 다르다는 게 특징이다.
북한에선 이동의 자유가 제한돼있어 통행증을 받아야지만 거주지 외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어서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래 이동 통제 수위가 높아져 지역간 왕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명절이면 가게 문을 닫는 남한과 달리 북한의 식당은 설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을 맞아 각종 민족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식당들에서 준비한 설음식을 즐기는 것은 북한의 설 연휴 풍경이자 주민들 사이에 생활 수준을 과시하는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또 북한에선 주민들이 설날 즈음에 조상의 묘가 아닌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이나 각지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것이 관례화돼있다.
노동신문은 "우리 민족의 설 명절 풍습은 오늘날 당의 현명한 영도와 주체성, 민족성을 고수해나가는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에 의하여 연연이 계승 발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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