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행정소송서 불허됐어도 형사소송서는 공소장 변경 가능"

변경된 공소 사실 바탕 '벌금형 집유'…대법 확정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같은 내용의 행정소송에서 처분내용과 관련한 추가·변경이 허용되지 않았더라도 형사소송에서는 공소장 변경이 가능하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건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자치단체에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를 하지 않고 컨테이너를 2~3층으로 쌓아 임시 창고를 만든 혐의(건축법위반)로 기소됐다.

1심은 A씨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벌금 1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으로 형을 낮췄다.

A씨 측은 "애초의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할 수 없는데도 원심이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관련 행정사건에서 하남시는 건축법 제11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행정처분을 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건축법 제20조 제3항 위반을 처분사유로 추가했다. 당시 대법원은 원래 처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다고 볼 수 없어 처분사유 추가·변경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런데 이번 형사소송에서는 검사가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물을 건축했다'는 애초 공소사실을 '신고를 하지 않고 가설건축물을 축조했다'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자 A씨 측이 문제삼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과 형사소송은 구조와 법원칙이 다르므로 처분사유의 추가·변경과 공소장 변경에서 요구하는 동일성이 완전히 같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은 기존 공소사실과 변경된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컨테이너를 건축 또는 축조했다'는 동일한 기본적 사실관계를 기초로 해 규범적 평가에 따라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공소사실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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