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매시장 민원관리 ‘옴부즈맨’ 도입…공익 역할 뒷짐진 도매법인은 퇴출

이민우 2023. 1. 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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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대책 발표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의무화
도매법인 출연 공익기금 조성
출하자 권익·공공성 강화 ‘방점’
도매 유통구조 개선안 주요내용

정부가 출하자 권익을 보호하고 농산물도매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에 나선다. 주 거래제도인 경매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가·수의 매매를 확대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매시장법인간 경쟁을 촉진해 시장 기능을 활성화하고 온라인 도매 거래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 출하자 권익 증진…거래 공정성 높이고 가격 변동성 완화=농식품부는 출하자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도매시장에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거래 분쟁을 관리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옴부즈맨은 출하자 불만 사항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발굴하는 등 출하자 고충에 대한 1차 대응과 권고를 담당하게 된다. 또 2024년까지 도매시장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해 분쟁의 책임 소재 등을 판단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경매에서 농산물이 낙찰되지 않거나 경매 후 판매원표를 정정하는 사례를 최소화하고자 도매시장 개설자와 도매시장법인에 실태를 조사·개선하는 의무 등을 부여한다. 특히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귀책으로 판매원표를 정정하면 이를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간에 이뤄지는 개별 정산 체계를 정산 조직을 설립한 후 통합 정산 체계로 전환해 유통주체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도매시장의 주 거래제도인 경매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매사가 중도매인 정보를 확인할 수 없도록 한 ‘응찰자 가리기’ 방식의 경매를 의무화할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출하자의 불만이 컸던 농산물 가격 폭등락에 대해서는 정가·수의 매매를 활성화해 가격 진폭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도매시장법인이 전담 인력을 확보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경락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농산물은 도매시장법인에 이력관리 의무를 부여해 법인 평가에 반영하고, 표준 전자송품장을 도입해 도매시장의 거래물량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 도매시장법인 공공성 강화…공익기금 조성=농식품부는 도매시장법인이 출하자 지원과 공적 기능 제고에 앞장서도록 적극 나선다. 우선 도매시장법인 이익의 일정 비율을 공동으로 적립해 도매시장별로 출하자를 지원하는 공익기금을 설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금은 출하자 손실을 지원하는 등 공익활동에 사용된다.

도매시장법인이 산지와 거래 품목을 발굴하는 역량을 강화하고, 도매시장간 거래를 의미하는 전송거래 의존성을 줄이기 위한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도매시장법인 평가 기준도 좀더 엄격하게 재편한다. 이를 위해 수집 기능을 강화하고 출하자 지원 등을 중심으로 평가지표를 설정해 상대평가를 도입한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도매시장법인에는 지정취소를 의무화하고 지정취소 때 공모를 거쳐 신규 도매시장법인 진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4년까지 지정기간이 도래한 도매시장법인의 재지정 절차를 법령에 규정하고, 공공성 강화 노력을 재지정 요건으로 명시한다.

◆ 시장도매인 감시 강화…온라인 도매 거래 활성화=지난해 서울 강서시장에서 중도매인과 불법거래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던 시장도매인제에 대해서도 감시를 강화한다. 시장도매인제 운영 실태 조사를 정례화하고, 매수가격 공개를 의무화한다.

시장도매인제와 경매제 병행에 따른 경매제 위축을 방지하고 농민 출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 등을 전제로 가락시장 외 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평가에서 국내산 농산물을 매수하는 비율이 높은 시장도매인에게 가점을 부여하고 중장기적으로 매수거래만 인정하는 방식이다.

또 다양한 품목으로 거래 주체 제약 없이 거래하기 위한 농산물온라인거래소를 설립하고, 수집·분산 기능이 약한 지방도매시장은 거점물류센터, 지역농산물 공급기지 등으로 기능을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할 계획이다.

물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매시장 시설을 현대화하고 물류 개선 사업과 연계한 팰릿출하와 대량·벌크 거래 등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출하자 권익을 증진하고 도매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해 상생과 혁신의 농산물 도매유통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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