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 공룡알’ 가격 폭등…축산농가 어려움 가중

유건연 2023. 1. 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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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이 이렇게 비쌀 때가 있었나 싶어요. 한우값도 떨어져서 가뜩이나 어려운데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축사 갈 때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한우농가 최산희씨(58·영암군)는 "배합사료를 만들 때 볏짚을 쓰는데 최근 곤포값이 많이 올라서 평소보다 수천만원을 더 지출한다"면서 "소값까지 폭락해서 요즘 같으면 소가 사료를 먹는 게 아니라 사료가 소를 먹는 지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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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 1개당 5만→11만원
“소값 하락에 부담 커져” 분통
경북 안동 한우농가 권영욱씨가 축사 옆 논에 쌓아놓은 볏짚 곤포 사일리지를 만져보고 있다.

“볏짚이 이렇게 비쌀 때가 있었나 싶어요. 한우값도 떨어져서 가뜩이나 어려운데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으니 축사 갈 때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경북 안동시 풍산읍에서 한우 120여마리를 키우는 권영욱씨가 소에게 먹이를 주다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볏짚 곤포 사일리지값이 크게 오르면서 경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권씨에 따르면 현재 곤포 사일리지 1개당 가격은 11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초만 해도 개당 4만∼5만원 하던 것이 2배 이상 오른 것. 바닥 볏짚(탈곡 후 논에 깔아놓은 짚) 역시 660㎡(200평) 기준으로 재작년 3만원선이던 것이 2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 한롤당 8만5000원 하던 전용 비닐 가격도 12만∼14만원까지 치솟았다. 제조 원가가 뛰면서 덩달아 값도 급등했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충북 보은군 중도리에서 150여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는 박장석씨(58)는 “8만∼9만원 하던 곤포 사일리지값이 지난해 가을에는 13만원까지 치솟아 축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벼 재배면적이 넓어 상대적으로 볏짚 생산이 많은 전남에서도 곤포 사일리지 가격 상승을 피하지 못했다. 지역 축산농가에 따르면 전남에서 현재 거래되는 곤포 가격은 개당 8만5000∼8만7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5000∼3만원이 올랐다.

전창동 구례축협 조합장은 “소 한마리가 1년에 곤포 4롤 정도를 먹는다”면서 “소 100마리 키우는 농가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년에 곤포 400롤이 필요하니 곤포값으로만 1년 전보다 1000만원 이상을 더 써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우농가 최산희씨(58·영암군)는 “배합사료를 만들 때 볏짚을 쓰는데 최근 곤포값이 많이 올라서 평소보다 수천만원을 더 지출한다”면서 “소값까지 폭락해서 요즘 같으면 소가 사료를 먹는 게 아니라 사료가 소를 먹는 지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곤포 사일리지값이 급등한 이유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좀처럼 걷히지 않는 탓이다. 충북 청주지역에서 곤포 사일리지를 생산·유통하는 한 업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후 건초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공급이 제한된 것이 가격 급등에 불을 지폈다”면서 “여기에다 농촌에 대형 축사가 계속 늘고, 농가간 볏짚 확보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안동=유건연, 영암·구례=이상희, 보은·청주=황송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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