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인 20만명이 사라졌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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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 인구가 19만9771명이나 줄었다.
한 해 한국인이 20만명이 없어지고 있는데 K프리미엄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지난해엔 0.8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정부의 추정이다.
하지만 새해부터 윤 대통령과 나경원 저출산위 전 부위원장이 여당 당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파열음을 내더니 결국 임명 3개월만에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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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 인구가 19만9771명이나 줄었다. 2020년 사상 처음 인구가 감소한 뒤 3년째 이어지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자연적 요인(출생·사망)에 의한 인구 감소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한민국은 눈부신 산업발전에 이어 최근엔 영화와 드라마, 음악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섰다. 일제강점기부터 4대에 걸친 재외동포의 이야기를 담은 '파친코'의 대성공은 이제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각종 분야에 거침없이 'K'를 가져다 붙일 만큼 자부심도 커졌다. 이젠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한다. 모든 것이 한반도에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은 사라져 간다. 한 해 한국인이 20만명이 없어지고 있는데 K프리미엄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일본조차 이런 적은 없었다. 일본은 2005년 합계출산율 1.26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엔 반등했고 2015년엔 1.45명까지 올라 현재 꾸준히 1.3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2021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1명이다. 지난해엔 0.8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정부의 추정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치를 매년 경신하고 있다.
아이를 낳는다고 정부 지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산모와 배우자에게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보장되고, 출산지원금에 부모급여, 아동수당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도 출산과 육아 관련 복지정책이 매년 발전해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 제도가 있어도 눈치보고 사용하지 못했던 사회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그런데도 매년 태어나는 아이가 줄고 있다는 건 아직도 무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를 채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책을 내야하는 곳이 윤석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다. 하지만 새해부터 윤 대통령과 나경원 저출산위 전 부위원장이 여당 당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파열음을 내더니 결국 임명 3개월만에 교체됐다. 인구절벽이란 가장 중대한 국가 어젠다를 논의하는 이들의 모습이라고 하기엔 너무 무책임하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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