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 강화·공정한 성과보상…MZ 공무원 조기 퇴직 막을 것”

최정훈 2023. 1.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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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김승호 인사혁신처장①
자율성·워라벨 등 중시하는 MZ세대
경직된 문화·낮은 보수로 이탈 늘어
역량 뛰어난 공무원, 연차 상관없이
능력 펼치고 보상받는 시스템 마련
처우개선 등 각종 사기진작안도 추진

[대담=윤종성 경제정책부장· 정리= 최정훈 기자] “공직에서 소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라 불리는 젊은 세대에서 조기 퇴직이 늘고 있습니다. 경직된 공직문화와 낮은 보수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능력주의에 입각해 승진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한 성과와 보상을 추진하겠습니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역량 있는 공무원이 직급이나 근무 연차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보상받을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첫 인사혁신처의 수장이 됐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해 30여 년간 공무원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았던 그는 공직사회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하고, 합리적인 판단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직사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만, 최근 변화하는 공직사회 분위기에 놀라곤 한다. 그 중심에는 MZ세대 공무원들이 있다. 2021년 기준 20대 이하와 30대가 전체 공무원의 41.4%를 차지하고 있다. 실력 위주의 평가와 공정한 보상, 수평적인 업무 환경 등을 원하는 새로운 세대의 공직자가 공직사회의 중심이 된 것이다.

김 처장은 “새로운 세대 공직자가 많이 들어오면서 구세대와의 조화를 통해 어떻게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유연하고 창의적인 신세대와의 갈등을 줄이고 정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직문화의 개선이 필수라는 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의 보수가 어느 정도 윤택하게 지급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세대 공직자가 좋은 인간관계 속에서 같이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조직 문화도 중요하다”며 “공직 사회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공직사회의 의식과 관행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의 첫 인사혁신처장으로서 7개월이 지났다.

△그간 새 정부의 주요직위 인선 등 정부인사를 지원하고,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등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인사처가 관리하는 국가인재DB를 통해 정무직 인사 등 대통령 인사권을 보좌했고, 국정과제 교육과정 개설 등 국정 비전과 과제를 공유하고 빠르게 전파했다. 특히 공무원의 인식과 행태도 국민 중심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공직문화 혁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혁신지표를 개발하는 등 추진기반을 마련했다.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를 위해 공무와 질병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추정하는 ‘공상추정제’도 도입했고, 공무원 채용시험 응시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하향해 최대 99만 명의 응시 기회를 보장했다.

-공공부문 혁신을 국정과제로 제시하는 등 평소 공직 혁신에 대한 관심이 큰데.

△공직 혁신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는 무엇보다 ‘일 잘하는 유능한 공직사회’를 만드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인사처는 국민 중심의 창의적으로 일하는 ‘공직문화 혁신’을 통해 조직 생산성을 높이고자 한다. 공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3가지 전략을 마련했다. 시대 변화에 맞춰 공무원 인재상을 재정립하고, 새 인재상에 걸맞은 인재를 확보해 교육하는 것, 공정한 평가·보상, 근무환경 개선, 국가 책임 강화 등 공직문화 혁신이 조성되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것, 공직문화 혁신지표를 개발해 각 부처 수준을 주기적으로 진단하고 지자체·공공기관으로 혁신을 확산하는 것이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젊은 공무원들이 이탈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젊은 세대에서 조기 퇴직이 늘고 있는 현상은 공직뿐만 아니라 취업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다만 관련 설문조사 결과 등을 분석해볼 때 ‘경직된 공직문화’, ‘낮은 보수’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능력에 따른 승진 기회 부여와 적극행정 업무에 대한 즉시 보상, 공정한 성과와 보상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역량 있는 공무원이 직급이나 근무 연차 관계없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보상받을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관 내·외부 공무원 간 경쟁을 통해 적격자를 임용하는 공모직위를 현재 국·과장급에서 4~5급 중간관리자급까지 확대한다. 초임 공무원들의 사기진작과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정성에 대한 젊은 세대의 요구가 높은 만큼 정당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과평가 시 평소 업무실적을 잘 알고 있는 주변 동료들의 평가를 반영하고, 평가자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5급 이하 공무원들의 보수 인상 등 처우가 보다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겠다.

-구세대 공무원과의 업무 문화 차이에 대한 젊은 공무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MZ세대는 통상적으로 자율성, 워라밸, 공정한 보상, 합리적인 조직 문화 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업무방식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조직 문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인사처는 MZ세대 공무원들이 공감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먼저 기관별 공직문화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공직문화 혁신지표’를 올해 연초에 마련할 계획이다.

공직문화 혁신지표는 개인역량, 관계·소통, 제도적 기반 측면에서 공직사회의 행태와 관련된 지표 위주로 구성돼 실질적인 공직문화 변화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내년부터 지표를 활용해 기관별 수준을 객관적으로 진단해 우수기관 사례는 타 부처에 전파하고, 미흡한 기관은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공직문화 수준을 높여갈 계획이다.

-7·9급 공무원시험 경쟁률 하락으로 신규 직원 역량이 떨어지지는 않나.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신규 직원의 직무역량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공직생활을 시작한 80~90년대와 비교해 볼 때 최근 신규 채용된 직원들의 직무역량 수준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현장관리자 및 인사담당자 등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에도 최근 입직자의 전문지식 및 기술, 기획력 등 직무전문역량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 의견이 있다. 다만, 공익지향성, 헌신·열정 등 태도 역량은 과거 세대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앞으로 인사처는 신규직원 교육기간을 확대하고 공직가치 및 공직관 교육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1963년 강원 원주 △원주고 △한양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인디애나대 대학원 행정학 △행정고시 28회 △행정안전부 인사실 인력개발관 △행안부 인사기획관 △안전행정부 인사실 실장 △인사혁신처 차장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최정훈 (hoonis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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