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세상' 왕호, '40년간 안보였던 이유'…"전세계적 액션배우였는데" [SC리뷰]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던 배우 왕호의 근황이 드러났다.
1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배우 왕호에 대해 그렸다.
1970년대 화려한 액션스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왕호. "1970년도 말 1080년도에는 무협영화가 붐을 이뤘다. 세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대단했던 배우 중 한 명"이라 불리는 왕호는 40년간 자취를 감췄지만 뜻밖의 장소에서 포착됐다.
배우 왕호는 경상남도 지방의 한 사찰, 오전 일과를 마치고 나서는 중요한 일이 있다고. 명상을 하며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했다. 머리를 비운 왕호는 수련장인 뒷산으로 향했다. 덩그러니 걸려있는 돌덩이를 보며 왕호는 "산에는 봉이 없어서 대걸레를 가지고 훈련을 한다"며 예사롭지 않은 봉술 실력을 뽐냈다. 50년 경력의 무술 달인 왕호는 돌에 난 구멍에 대걸레를 내려찍었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호는 "움직이는 급소를 빠른 스피드로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훈련 법이다"라며 집중력을 기르는 훈련법을 이어갔다.
왕호는 "이소룡 홍금보 다 우리 굿 프렌드예요. 친구. 홍금보하고 영화를 제가 많이 했다. 제가 홍금보 감독 주품에서 주연한 사람이다"라 자신있게 말했다. 영화 '사대문파'에 캐스팅된 왕호는 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에도 출연했다. 홍콩영화 전성기에 50작품이나 나왔다.
수련이 끝나고 내려온 왕호는 쌓인 장작을 팼다. 왕호는 손을 보여주며 "이게 옛날엔 도끼였다. 홍콩에서는 내 손만 봐도 벌벌 떨었다"라 했지만 세월은 어쩔 수 없었다. 과거 화려했던 액션배우 때와는 상상도 못하는 지금의 모습.
해병대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동하다 홍콩 영화계에 스카우트된 왕호는 세계적인 액션 스타가 됐다. 왕호는 "그 당시 출연료가 홍콩에서 출연할 때는 한국에 집 한 채 살 정도 그리고 한국에서 영화 두 작품 출연하면 집 한 채를 샀다"라 회상했다.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왕호는 검은콩 가루로 아침을 시작했다. 70세가 넘은 나이지만 당뇨나 고혈압도 없었다. 말끔한 양복으로 갈아입은 왕호는 오랜만에 진짜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던 왕호는 정부 지원을 받아 3년 전에 집을 마련했다. 왕호는 사색을 즐긴다며 벽을 빼곡하게 채운 사진들을 소개했다. 왕호는 "제가 홍콩에서 촬영했던 영화 포스터가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에 홍금보와 스페셜 초빙을 받았던 왕호.
'왜 혼자 있냐'라는 질문에 그는 "아들 둘은 각자 살고 있다. 내가 돈을 많이 갖고 있으면 형제도 찾아오는데 돈이 없다는 걸 아니까 안 찾아온다. 그런 걸 내가 느끼고 산다. 사실은 이런 모습을 안 보여주고 싶다"라 했다.
왕호는 "제가 1984년도에 작품을 7편을 만들었는데 1995년도까지 만들었다. 제작을 하다 보니까 서울에 있는 집도 팔고 수입이 없으니까 홍콩에 있는 집까지 팔아서 영화에 투자를 했다"라며 전 재산을 잃었다 했다. 결국 아내와 이혼 후 할머니 손에 맡겨진 자식들. 왕호는 "아들들이 한 일곱 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을 봐줄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 댁으로 이사하도록 한 거다. (그 당시에는) 자주 못 봤다. 일 때문에 지방 다니고 하다 보면 아이들은 부모 없이 생활하는데 말도 못 하지 않냐. 내성적이다 보니.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라 털어놓았다.
왕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긴 머리. 그는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하얀 꽁지머리구나 하지만 남한테 선보이기까지는 30분이 걸린다"라며 외출 준비를 했다. 그때 아들이 찾아왔다. 오랜만에 밥상 앞에 마주한 아들과 아버지는 어색해 보였다.
왕호는 "네가 유치원 다닐 땐가 야외에 놀러 갔을 때 기억나냐. 해맑게 웃던 그 모습이 너무 생생하다"라 말을 꺼냈고 둘째 아들은 "옛날에 사진 봤다"면서도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왕호는 "네가 말수가 없는 게 내 탓인 것 같다"라 속상해했고 아들은 "난 말하기 싫다"라 선을 그었다. 최근같이 영상작업을 하며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왕호 부자. 아버지의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 줬다는 아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었다.
오랜만에 왕호를 만나러 온 동료는 배우 한지일이었다. 그는 "45년이다 우리 인연이. 서로 다른 분야였지만 참 열심히 달려왔다. 왕호는 처음부터 주인공만 했다. 그게 잘못 배운 거다. 나도 그렇다. 우리는 거꾸로 갔다"라며 영화 제작자로서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다. 한지일은 "난 영화 제작 너무 힘들더라. 300편 해보니까 진저리가 난다. 근데 지금 영화 제작하고 있지 않냐"라 물었다.
왕호는 "제가 제작하면서 망한 이유 중 하나가 한 작품 찍는데 사계절을 다 담았다. 필름을 찍을 때 한 통이 400자지 않냐. 난 컷에 400자를 담았다. 이재에 밝아야 하는데 오직 작품만 알고 돈을 모른다. 나는 죽는 마지막 장소가 촬영 현장 아니면 무도장이다. 영화 외엔 다른 일을 못한다"라 자부심을 드러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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