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최고… 위험 빠진 사람 외면 말라 배워”

김상현 2023. 1. 2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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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이 19일 만난 손수호(70)씨는 구조 당시 화상을 입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손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쯤 불이 난 경북 경주시 내남면 주택 인근에서 집을 고치던 중 검은 연기를 발견하고 화염으로 서슴없이 들어가 90대 노부부를 구조했다.

손씨도 얼굴과 팔 등에 화상을 입었다.

"흉터가 남겠다"는 말에 손씨는 "내가 뭐 새장가 갈 일이 있능교. 사람 살았으면 얼굴 흉터쯤은 괜찮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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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휩싸인 주택 뛰어들어 90대 부부 구한 70대 손수호씨

“구조하다 생긴 얼굴 흉터 괜찮아”

화재 현장에서 만난 손수호씨가 자신이 진입한 화재 현장 뒷문을 가리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신문이 19일 만난 손수호(70)씨는 구조 당시 화상을 입어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허름한 차림이었지만 강력한 ‘아우라’가 풍겼다.

손씨는 지난 9일 오전 10시 30분쯤 불이 난 경북 경주시 내남면 주택 인근에서 집을 고치던 중 검은 연기를 발견하고 화염으로 서슴없이 들어가 90대 노부부를 구조했다. 그는 “이미 불이 많이 번진 상황이어서 현관으로 못 들어가고 집 뒤편 창문을 깨고 진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불길이 치솟는 거실 소파에 할머니가 멍하게 앉아 계셨고 할아버지는 웅크리고 있었다. 할머니를 업고 할아버지 팔을 잡아당겨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했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주인 할머니는 큰 외상 없이 통원 치료를 받고 있고 할아버지는 아직 입원 중이다. 손씨도 얼굴과 팔 등에 화상을 입었다. “흉터가 남겠다”는 말에 손씨는 “내가 뭐 새장가 갈 일이 있능교. 사람 살았으면 얼굴 흉터쯤은 괜찮다”며 웃었다. 아울러 그는 “사람 생명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 위험에 빠진 사람을 지나치지 말라고 배웠다”며 “나도 자식들을 그렇게 가르친다”고 했다. 손씨의 부친은 경주에서 소방공무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는 손씨를 의사상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글·사진 경주 김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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