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에티오피아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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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천 산천어축제장 에티오피아 홍보관에서는 이국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현지 청년들이 고국에서 가져온 원두에서 추출한 전통 방식의 커피를 판매한다.
수년 전 산천어축제 홍보관 청년들은 화천에 있는 참전유공자회 화천군지회 사무실을 찾아 에티오피아 전통 목도리를 선물하며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축제장 커피 판매 수익은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에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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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천 산천어축제장 에티오피아 홍보관에서는 이국적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현지 청년들이 고국에서 가져온 원두에서 추출한 전통 방식의 커피를 판매한다. 아프리카 민속 의상을 입은 이들의 모습은 축제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유창한 한국어까지 구사해 의사소통에도 불편함이 없다. 축제장에서 만드는 커피는 ‘피스(평화)커피’라고 불린다. 얼음판에서 산천어와 싸우느라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엔 안성맞춤이다. 홍보관을 방문하면 한국 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군대의 활약상도 읽을 수 있다. 매장에서 봉사하는 젊은이들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의 후손으로, 화천군의 장학사업에 힘입어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라헬 솔로몬 씨 역시 화천군의 후원으로 올해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석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화천군의 후원을 받아온 라헬 씨는 지난해 8월 자국의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재원이다.
겉으로 보기엔 평화롭고 따뜻한 커피점이지만, 참전 용사와 후손들은 아픈 사연을 품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6037명을 파병했다. 참전용사들은 화천 인근에서 253차례 전투에 참여해 모두 승리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1974년 에티오피아에 공산정권이 들어서면서 참전용사들은 자유진영을 위해 싸웠다는 이유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거리로 쫓겨나는 등 극빈층으로 전락했다. 1990년대 이후 민주 정권이 들어섰지만 이들의 형편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참전용사들이 비참한 생활을 이어간다는 소식을 접한 화천군은 2009년부터 장학사업을 통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전용사 후손 399명이 장학생으로 선발돼 의사와 변호사 등으로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청년들은 한국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한국전에 참전한 할아버지에 대한 자부심과 화천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수년 전 산천어축제 홍보관 청년들은 화천에 있는 참전유공자회 화천군지회 사무실을 찾아 에티오피아 전통 목도리를 선물하며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축제장 커피 판매 수익은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에 쓰인다고 한다. 한잔 한잔 정성으로 내린 커피에 평화의 온기가 가득하길 바란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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