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7회나 딸에게 들려준 역사 이야기 [취재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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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호 '대재앙에 맞선 청년의 살신성인' 편에서 1998년 지리산 대홍수 때 사람들을 구하다가 물살에 휩쓸려 희생된 김규수라는 청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며칠 뒤 고인의 조카가 〈시사IN〉 편집국에 편지를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저희 아버지는 김규수의 형이고 저는 그분의 딸입니다. 막내 삼촌께서 돌아가신 해는 제가 다섯 살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삼촌이 돌아가신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으셔서 잘 몰랐습니다. 아무쪼록 가족을 대표해서 이 글을 써주신 점 PD님께 감사드립니다.' 별 내용은 아니었지만 뭔가 뭉클했습니다. 제 기사가 어느 의로웠던 죽음을 기억하게 해줬다 싶어서요." 387회, 햇수로 8년간 이어진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종료한 김형민 PD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은 이야기.
"어디 가든 이 질문이 반드시 나올 거라며 딸이 주문한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매주 빠짐없이 읽고, 느낀 점이나 궁금한 점을 아빠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대답 안 하면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다만 느낀 점을 이야기한 적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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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호 ‘대재앙에 맞선 청년의 살신성인’ 편에서 1998년 지리산 대홍수 때 사람들을 구하다가 물살에 휩쓸려 희생된 김규수라는 청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며칠 뒤 고인의 조카가 〈시사IN〉 편집국에 편지를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지요. ‘저희 아버지는 김규수의 형이고 저는 그분의 딸입니다. 막내 삼촌께서 돌아가신 해는 제가 다섯 살 정도밖에 되지 않아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삼촌이 돌아가신 이유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으셔서 잘 몰랐습니다. 아무쪼록 가족을 대표해서 이 글을 써주신 점 PD님께 감사드립니다.’ 별 내용은 아니었지만 뭔가 뭉클했습니다. 제 기사가 어느 의로웠던 죽음을 기억하게 해줬다 싶어서요.” 387회, 햇수로 8년간 이어진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종료한 김형민 PD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은 이야기. 중학생 딸은 어느새 대학생. 진짜 궁금한 질문. ‘딸은 387회 가운데 몇 편이나 읽었나요? 솔직하게!’
“어디 가든 이 질문이 반드시 나올 거라며 딸이 주문한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매주 빠짐없이 읽고, 느낀 점이나 궁금한 점을 아빠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이렇게 대답 안 하면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다만 느낀 점을 이야기한 적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주말에 놀러가서도 버스 안에서 뚝딱거리고 원고를 쓰거나 새벽에 일어나서 노트북 두들기곤 했던” 김 PD는, 전혀 다른 포맷으로 들려줄 역사 이야기를 구상 중.
고제규 기자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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