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애플·MS '매수' 메타·넷플릭스 '매도'…투자포인트는?
"성장주를 보는 관점은 이제 성장이 아닌 주주환원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미국 주식을 리서치하는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소위 'FANMAG'(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라 불리는 미국 성장주의 투자포인트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이상 성장률이 아닌 주주환원을 통해 주가 이익을 얼마나 잘 방어할 수 있를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영업이익만으로 성장이 일어나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자사주 매입으로 주당순이익을 높여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증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순이익의 89%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올라가면서 실질적인 주주의 투자 수익률도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오시면 인터뷰 풀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Q. 지난 몇 년 간 고성장을 보였던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주도주가 될 수 있을까요?
▶김세환 연구원 : 성장주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FAANG을 떠올리죠. 그런데 이 기업들이 과연 지금도 성장주일까? 라고 하면 약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성장이라는 것은 올해 물건 10개 팔았는데 내년에는 20개 팔고 그 다음에는 50개 팔고 이런식으로 높은 성장이 나와야 해요. 하지만 지금 성장주 중에 이런 식으로 영업이익만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폰이 예전에는 매년 몇 백 퍼센트씩 성장하다가 이제는 10%대로 낮아졌잖아요. 성장률이 줄어드니까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감소하게 됐죠. 애플은 그때부터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성장률이 깎이는 걸 방어하기 시작했어요. 지금 대형 기술주들을 보면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12개월 선행 ROE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애플 말고는 성장이 없다는 얘기에요.
이제 기술주를 보는 포인트는 고성장이 아니라 애플처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얼마나 하고, 주주환원을 위한 현금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Q. 주주환원 관점에서 주목할만한 성장주는 무엇인가요?
▶잉여현금 수익률(잉여현금흐름 ÷ 시가총액)이 주주 수익률(주주환원금액 ÷ 시가총액)보다 더 높은 기업들을 봐야 해요. 주주환원하는 것보다 돈을 버는게 더 많아서 앞으로도 꾸준히 주주환원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의미거든요.
이런 관점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과거에 현금흐름이 굉장히 여유로운 기업이었어요. 잉여현금 수익률이 주주 수익률보다 4~5%포인트씩 높았는데 2013년을 기점으로 현금여유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늘리면서 결과적으로 ROE를 높이는데 성공했죠. 현재 애플은 자사주 매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014년까지는 현금 여유가 뛰어났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그 크기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는 애플하고 똑같이 자사주 매입을 계속 늘리고 있어요. 현금 여유는 줄어들고 있는데 그래도 다행인건 ROE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Q. 지금 투자를 피해야 할 성장주는 무엇인가요?
▶메타 플랫폼스(옛 페이스북)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자사주 매입으로 이익을 지지해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현금흐름 수익률은 줄어들고 있고, 그렇다고 이익이 증가하는 것도 아니에요. 메타는 지금 하고있는 사업에서 큰 방향성 전환이 나타나지 않으면 앞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됩니다. 지금 시기에는 성장이 나오지 않는 종목에 유의할 필요가 있고요.
넷플릭스 같은 경우는 성장이 안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2024년까지만 놓고 볼 때 시장보다 강한 성장이 나오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익 성장률이 낮은 기업에 굳이 주목할 필요는 없겠죠.
Q.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 여러 우려점들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미국 주식에 계속 투자해야 할 이유는 뭔가요?
▶미국 증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시장입니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꺼지고 난 이후인 2005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를 놓고 보면 이 기간 ROE가 상승한 국가는 미국밖에 없어요.
미국의 ROE는 2005년 16%에서 지난해 3분기 21%로 5%포인트 올랐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이 기간 18%에서 9%로 줄었어요. 주주의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이 감소하는 시장과 증가하는 시장은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거죠.
미국의 ROE는 왜 증가하고 있냐면 우선 미국 기업들이 돈을 잘 법니다. 그리고 주주환원이에요. 미국 기업은 매년 순이익의 평균 89%를 주주환원에 사용합니다. 자사주 매입을 하면 70% 이상은 소각을 하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주환원율이 28%밖에 안돼요. 소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면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은 높아지게 되겠죠. 배당을 하면 자본에서 떼어 주니까 자본이 줄면서 ROE가 오르고요. 이런 주주친화 정책 때문에 미국 시장의 실질적인 투자 수익률도 올라가는 겁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방진주 PD wlswn64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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