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불지른다 협박하고 각목 휘둘러도… 법원은 ‘집행유예’
노조가 건설 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며 심각한 협박과 폭력을 휘둘러도 법원이 집행유예나 벌금만 선고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19일 나왔다.
2017년 6월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장 A씨는 아파트 시공업체가 한국노총과 우선 고용 협약을 맺자 반대 집회를 열고 조합원 1000여 명에게 “양아치 새끼들 박살내세요”라고 했다. 조합원들은 각목과 소화기로 시공사의 사무실 출입문, 유리창을 부수고 한국노총 조합원에게 경추 골절 등 상해를 입혔다. A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심은 “민주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폭력 행위”라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잘못을 깊이 반성했고 부양가족이 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처벌 수위를 낮췄다.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전북지부 조합원인 B씨와 조합원 15명은 2019년 5월 전주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다른 근로자들에게 기존 노조에서 탈퇴하고 자신들의 조합으로 옮기라고 강요하며 해당 근로자들을 밟고 때려 안와골절 등 상해를 입혔다. B씨는 구속 기소됐지만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나머지 조합원도 모두 집행유예를 받았다.
2019년 12월~2020년 6월에는 민주노총 광주전라 타워크레인지부 C씨 등 6명이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에 민주노총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공사 진행을 방해하겠다고 했다. 한 조합원은 휘발유가 든 통을 현장 사무실에 들고 와 “확 불 질러 버린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1심은 “개인적인 이익 추구보다는 조합원들의 안정적인 채용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에게 모두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다.
대검찰청이 2018~2022년 건설 현장 불법행위로 구속 기소한 주요 사건 10건 중에 8건이 법원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면서 폭력과 금품 갈취가 용납하기 힘든 수준이 되고 있다. 작년 12월 한국노총 건설노조 강원본부장 D씨는 노조원 채용을 위해 콘크리트 펌프카 대표에게 칼을 들이밀며 ‘가족들 알고 있는데 다 죽여버리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같은 달 전국연합건설노조 위원장 E씨 등도 노조원을 채용하지 않으면 공사를 방해하겠다며 발전 기금 등의 명목으로 총 2억4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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