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인플레 벗어난 바이든, 경제 띄워야 재선 꿈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3. 1. 2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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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내달 재선 출마 밝힐수도
자료=파이브서티에잇닷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여러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 집계에 따르면 18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3.6%였다. 취임 직후의 53%와 비교하면 9.4%포인트나 떨어졌지만, 역사적 인플레이션 속에 저점을 찍었던 작년 7월 21일 37.5%보다 6.1%포인트 오른 지지율로 임기 4년 중 반환점을 돈 것이다. 내년 11월로 예정된 다음 대선을 향해 본격적인 경주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미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은 다음 달 7일 연두교서 뒤 재선 도전 의사를 시사할 작정”이라며 “공식적인 (재선 출마) 선언은 봄 무렵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검 수사로까지 이어진 부통령 재임 시절의 기밀문서 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선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란 것이다.

코로나 대유행과 1·6 의사당 점거 사태 여파 속에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국내외적으로 여러 위기를 넘겼다. 취임 첫해인 2021년 버락 오바마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마 실행하지 못했던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완전 철군’을 결단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철군 막바지 이슬람국가(IS)의 공항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고 미국에 협조한 조력자들도 다 구해내지 못해 ‘대실패(debacle)’란 평가를 받았다. 백신 공급이 코로나 대유행을 종식시켜 줄 것이란 희망으로 3월 22일 고점(55.1%, 파이브서티에이트 기준)을 찍었던 지지율은 계속 하락했다. 철군의 혼란상이 부각되던 8월 30일 무렵엔 바이든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47.5%) 의견이 지지(47.2%) 여론을 추월했다.

취임 둘째 해인 지난해 2월 24일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미 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인도적, 재정적 지원 등을 모두 합쳐 500억달러(약 61조원)를 쏟아부었다. 대규모 코로나 부양책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에너지 대란 우려 등이 겹치면서 미국은 40여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취임 1주년 당일 41.9%였던 국정 지지율은 인플레이션이 극에 달한 7월 21일 37.5%로 저점을 찍었다. 이후 유가가 서서히 하락하면서 바이든 지지율도 회복되기 시작했고, 중간선거 당일엔 41.4%를 기록했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연방하원 다수당 지위를 내줬지만 민주당과 차이는 크지 않았고, 연방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지켰다.

이런 상황은 바이든의 재선 전망에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 있다. NBC워싱턴 방송은 이날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바이든 집권 2년 후 (미국이) 더 통합됐다고 느낀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1~17일 미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이 통합돼 있다는 답변이 16%로 취임 당시 6%보다 10%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최근 “민주당에는 놀랄 만큼 생산적인 2년이었다”며 취임 2년 만에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과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반도체과학법’, 기후변화 대책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 등을 통과시켰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들이 바이든의 재선 가도를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대결 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부통령 재임 시의 기밀 문건 유출 사건이 터져 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연방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바이든의 국경 정책, 차남 헌터를 둘러싼 여러 스캔들 등에 대한 조사와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장애물을 넘어서는 데는 결국 ‘경제 성과’가 관건이란 분석도 나온다. ‘더 힐’은 이날 ‘2024년 승리하려면 민주당은 경제 회복의 당이 돼야만 한다’는 칼럼을 싣고 ‘2024년 민주당의 최대 취약점은 경제’라고 했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같은 경합주에서 지난해 실시한 중간선거 출구조사 결과들을 보면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한 유권자의 상당수가 민주당보다 공화당에 투표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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