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고갈” 영리더 43세 아던 총리, 전격 사임 발표
윤다빈 기자 2023. 1.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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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젊은 정치인의 기수'로 꼽혔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43)가 19일 에너지 고갈 등을 이유로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둔 마린 총리는 지난해 8월 심야 파티에서 격렬한 춤을 추는 영상이 유출되고 이후 마약 검사까지 받는 등 사생활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 "연료 탱크 고갈, 지금이 떠날 때"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늦어도 다음 달 7일까지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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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도 인간, 지금이 떠날 때”
사실혼 남친에 깜짝 프러포즈
고물가속 野에 지지율 역전도
사실혼 남친에 깜짝 프러포즈
고물가속 野에 지지율 역전도
총리 사임 발표 뒤 “우리 결혼하자”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오른쪽)가 19일 집권 노동당의 행사가 열린 북섬 네이피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을 발표한 후 사실혼 관계인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와 껴안고 있다. 아던 총리는 회견이 끝난 후 게이퍼드에게 깜짝 청혼했다. 네이피어=AP 뉴시스 |
‘세계 젊은 정치인의 기수’로 꼽혔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43)가 19일 에너지 고갈 등을 이유로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올 10월 총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했다. 2017년 10월 집권한 그가 3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고 뚜렷한 경쟁자도 없었던 터라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권 노동당은 22일 그의 후임자를 선출하며 새 총리가 늦어도 다음 달 7일 전에는 취임할 예정이다.
그는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5),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6) 등과 함께 ‘유스퀘이크’ 기수로 불렸다.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로 각국 젊은 지도자가 변화를 이끈다는 뜻이다. 그의 사임이 다른 지도자에게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4월 총선을 앞둔 마린 총리는 지난해 8월 심야 파티에서 격렬한 춤을 추는 영상이 유출되고 이후 마약 검사까지 받는 등 사생활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 “연료 탱크 고갈, 지금이 떠날 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늦어도 다음 달 7일까지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열망을 ‘연료 탱크’에 비유한 그는 “총리직은 탱크가 가득 차 있지 않는 한 수행할 수 없고 수행해서도 안 된다”며 “정치인도 인간이다. 더 이상 총리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탱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총리로 지내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 지난 5년 반 동안 나라를 이끌 특권을 준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런 특권적 역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그 책임에는 언제 떠나야 할지를 아는 것 또한 포함된다”며 지금이 사퇴 시점이라고 했다.
회견을 마친 그는 동석한 사실혼 관계의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47)에게 “결혼하자”며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두 사람은 그의 집권 다음 해인 2018년 딸 니브를 낳았고 한 해 뒤 약혼했다. 현직 총리 최초로 출산 휴가를 썼고 2018년 유엔 연설 때도 딸을 대동했다. 그는 이날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등하교를 함께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 지지율 최근 하락 후임은 아직 미정
아던 총리는 2008년 국회의원이 됐다. 2017년 총선에서 노동당을 승리로 이끌며 뉴질랜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 겸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특히 2019년 3월 남부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총기 난사로 50여 명이 숨지자 히잡을 쓴 채 무슬림 유족을 위로해 큰 울림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외국인 입국 금지 등 강력한 선제 조치로 방역에도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고 2020년 재집권했다.
다만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고물가 등으로 한때 60%에 육박했던 그의 지지율은 29%까지 떨어졌다. 노동당 지지율 또한 제1야당 국민당에 뒤처졌다. 그가 지난해 12월 소수 야당 ‘행동당’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에게 “오만한 멍청이”라고 말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아던 총리는 “노동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기에 떠난다”며 지지율 하락과 사임은 무관하다는 뜻을 밝혔다. 현지 언론 ‘뉴질랜드 헤럴드’의 긴급 조사에서 응답자 중 77%가 “사임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했다. 유력한 후임자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 겸 재무장관 또한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정계 혼란이 예상된다.
그는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5),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6) 등과 함께 ‘유스퀘이크’ 기수로 불렸다. ‘젊음(youth)’과 ‘지진(earthquake)’의 합성어로 각국 젊은 지도자가 변화를 이끈다는 뜻이다. 그의 사임이 다른 지도자에게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4월 총선을 앞둔 마린 총리는 지난해 8월 심야 파티에서 격렬한 춤을 추는 영상이 유출되고 이후 마약 검사까지 받는 등 사생활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 “연료 탱크 고갈, 지금이 떠날 때”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늦어도 다음 달 7일까지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열망을 ‘연료 탱크’에 비유한 그는 “총리직은 탱크가 가득 차 있지 않는 한 수행할 수 없고 수행해서도 안 된다”며 “정치인도 인간이다. 더 이상 총리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탱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총리로 지내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 지난 5년 반 동안 나라를 이끌 특권을 준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런 특권적 역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그 책임에는 언제 떠나야 할지를 아는 것 또한 포함된다”며 지금이 사퇴 시점이라고 했다.
회견을 마친 그는 동석한 사실혼 관계의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47)에게 “결혼하자”며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두 사람은 그의 집권 다음 해인 2018년 딸 니브를 낳았고 한 해 뒤 약혼했다. 현직 총리 최초로 출산 휴가를 썼고 2018년 유엔 연설 때도 딸을 대동했다. 그는 이날 “딸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등하교를 함께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 지지율 최근 하락 후임은 아직 미정
아던 총리는 2008년 국회의원이 됐다. 2017년 총선에서 노동당을 승리로 이끌며 뉴질랜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 겸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특히 2019년 3월 남부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총기 난사로 50여 명이 숨지자 히잡을 쓴 채 무슬림 유족을 위로해 큰 울림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외국인 입국 금지 등 강력한 선제 조치로 방역에도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고 2020년 재집권했다.
다만 AP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고물가 등으로 한때 60%에 육박했던 그의 지지율은 29%까지 떨어졌다. 노동당 지지율 또한 제1야당 국민당에 뒤처졌다. 그가 지난해 12월 소수 야당 ‘행동당’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에게 “오만한 멍청이”라고 말한 것도 구설에 올랐다.
아던 총리는 “노동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기에 떠난다”며 지지율 하락과 사임은 무관하다는 뜻을 밝혔다. 현지 언론 ‘뉴질랜드 헤럴드’의 긴급 조사에서 응답자 중 77%가 “사임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했다. 유력한 후임자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 겸 재무장관 또한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정계 혼란이 예상된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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