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남해 해저터널 뚫는다… 1시간 거리 10분으로 단축

조홍복 기자 2023. 1.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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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초 착공, 2032년 개통
여수가 지척인데… - 경남 남해군에서 바라본 여수 반도. 남해군 서쪽에서 건너편 전남 여수시 동쪽은 이르면 9년 후 해저터널로 연결된다. 여수~남해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국내 최장 국도 77호선은 완전하게 연결된다. /여수시

지난 18일 오후 전남 여수시 삼일동 신덕항. 바다 건너 육지가 보였다. 경남 남해군 서면 서상리다. 여수의 동부와 남해의 서쪽 지역은 직선으로 3.7㎞ 떨어져 있다. 가장 가까운 거리는 3㎞에 불과하다. 앞으로 이곳 신덕항과 서상리는 ‘여수~남해 해저터널’로 연결될 예정이다. 주민 김용현(55)씨는 “해저터널이 뚫리면 1시간 넘게 걸리는 남해를 10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사업비 6973억원을 투입해 여수 삼일동과 남해군 서면을 잇는 여수~남해 해저터널을 건설한다고 19일 밝혔다. 왕복 4차로 7.31㎞ 도로(국도 77호선) 중 터널 구간은 5.93㎞에 달한다. 터널 구간은 또 해저(4.2㎞)와 육상(1.73㎞)으로 나눠 건설한다. 해저터널 길이는 4.2㎞이다. 영·호남을 잇는 첫 해저터널이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동서 교류 순환 교통망 구축으로 영·호남 상생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현재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다. 공사에 실제 반영하는 실시 설계 기간(6개월) 등을 감안하면 착공은 내년 초가 유력하다. 공사 기간은 8년이다. 이르면 2032년 초 개통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남해 해저터널

이번 해저터널로 국내 최장 국도가 완성된다. 여수 신덕과 남해 서상리 사이 바다는 국도 77호선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노선 지정 뒤 공사를 하지 않아 도로가 미개설 상태다. ‘L자형’으로 경기 파주 문산과 부산을 잇는 국도 77호선 중 유일하게 단절된 구간이다. 국도 77호선은 길이 1240㎞로 남해와 서해를 잇는 국내 최장 국도다. 양철수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개통된 신안 압해~해남 화원 간 국도 77호선은 이미 착공돼 2027년 완성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여수와 남해가 해저터널로 연결되면서 국도 77호선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두 지역 사이 바다에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24년 숙원 사업이다. 여수시와 여수상공회의소 등이 1999년 10월 동서 화합과 영·호남 상생 발전을 위해 연륙교(해상 교량) 건립을 남해에 제안했다. 남해군과 경남도가 찬성하면서 급물살을 탔지만, 사업비가 발목을 잡았다. 신덕항 인근 신덕해수욕장 앞바다는 대형 화물선이 수시로 광양항과 여수 산단을 오간다. 이 때문에 해상 교량을 건설하려면 교각을 최대한 높게 세워야 하기 때문에 사업비는 1조원이 훌쩍 넘었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와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더욱이 대형 선박이 교각과 충돌할 위험성도 지적됐다. 이에 따라 해상 교량 건설비의 절반에 그치는 해저터널로 사업이 변경됐다.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장은 “여수와 남해가 물 밑으로 연결되면 두 고장은 30분대 공동 생활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터널 건설에 따른 기대감도 나온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두 지역 간 통행 시간 단축으로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수시청에서 남해군청은 60㎞ 떨어져 있다. 여수에서 전남 광양과 경남 하동을 거쳐 돌아가야 한다. 1시간 20분쯤 걸린다. 해저터널이 뚫리면 거리는 23㎞로 줄어들어 이동 시간은 30분쯤으로 크게 준다.

지역에선 여수에 머물며 남해까지 관광을 즐기는 관광객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 정병식 여수상의 부국장은 “남해와 고흥, 순천 등을 연결하는 사통팔달 교통망이 형성돼 관광객이 여수에서 머물며 남해 등 여러 지역을 방문할 수 있다”며 “영남 쪽 관광객도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해군도 여수의 관광객이 유입돼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수시는 또 오는 2027년 3월 섬 10곳과 두 육지를 다리 11개로 연결하는 ‘백리섬섬길(39㎞)’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길은 여수~남해 해저터널과 연결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 고흥·여수, 경남 남해를 잇는 남해안 명품 드라이브 코스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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