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교묘한 디지털 성범죄 대처법 外
# 교묘한 디지털 성범죄 대처법
- 알고 대처하는 디지털 성범죄/원은정 지음/착한책가게/1만3000원
N번방. 듣기만 해도 섬뜩하다. 그런데 N번방은 지금도 계속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에 접어들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가파른 증가 추세다. 온라인 범죄는 용이성·익명성·확장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가해자를 구별하기 어려운 데 반해 피해자는 ‘영원한 고통’에 시달린다. 디지털 성범죄는 날로 수법이 교묘해지고 신종수법도 늘어난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제대로 인식해야 예방하고 대처할 수 있다.
# 소설로 보는 독도의 신라 편입
- 독섬 해전-소설 이사부/김문주 지음/산지니/1만6000원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로 시작하는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은 서너 살 꼬마들도 척척 부른다. 이 노래에서 ‘신라 장군 이사부’는 100명 위인 중에서도 1절에 등장하지만, 우리는 이사부를 잘 모른다. 이사부는 우산국(울릉도)과 독섬(독도)을 신라 영토로 편입한 인물이다. 독도 관련 인물로는 우리 역사상 처음 등장하는 이사부와 그가 지켜낸 우리 바다를 소설로 되살려냈다. 역사 기록에 상상력을 더해 우리 역사 최초 전선을 만드는 과정과 우산국 편입과정을 서술하는 동시에 인간 이사부를 그린다.
# 시로 피어난 정겨운 이웃이야기
- 빈독골 가는 길/남선현 시집/신생/1만원
“아달아달 내민 쑥 한 움큼/ 민들레 냉이 옻 순 풋마늘/ 요놈 저놈 옴싹옴싹 뜯어/ 멸치 우린 국물에 된장 풀고/ 한소끔 끓여 봄 국을 끓였다” 남선현 시인의 시 ‘봄 국’을 읽으니, 봄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는 것 같다. 남 시인은 전남 고흥 출생으로 1993년 시집 ‘문’을 펴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제목의 빈독골은 노인 인구가 30%가 넘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지 오래됐다. 그래서 빈독골 이웃들의 이야기는 삶의 전부이며 생활의 지혜이다. 놓쳐서는 안 될 이야기가 정겨운 토속어에 실려 시로 피어났다.
# 조선 명저 콘텐츠로 재분류
- 조선의 책/김진섭 지음/지성사/3만3000원
우리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강연과 글쓰기를 해온 저자가 조선의 책을 소개한다. 서지(書誌)에 관한 정보보다는 그 책에 소개된 ‘콘텐츠’에 주목했다. 조선 시대에는 문자(한자)를 독점한 사대부가 한자로 된 글을 읽고 썼지만, 그들이 남긴 책은 우리의 다양한 문화를 기록했다. 저자는 역사·문학적 가치가 높은 조선의 책 12권을 주제와 형식에 따라 일기문, 이야기책, 백과사전의 세 가지로 분류하고 내용뿐만 아니라 편저자 등과 관련한 책들을 소개해 100권 안팎 도서를 담아냈다. 인문 콘텐츠 관점에서 본 조선의 책들.
# 도서관 매력에 빠진 아이 도깨비
- 도서관에 간 꼬마 도깨비/권삼중 글, 현숙희 그림/키큰도토리/1만3000원
초등학교 사서 교사로 20년간 일하며 동화를 쓰기 시작한 작가가 들려주는 도서관 이야기. 꼬마 도깨비 꼬비는 도깨비 대왕인 아빠에게 혼이 나자 인간 세계로 가출했다. 학교 가는 아이들을 따라 학교 도서관에 가게 된 꼬비는 도서관에 대해 알아 간다. 십진분류법도 알게 되고, 읽고 싶은 책을 못 고르는 아이도 도와준다. 대왕 아빠의 생일 축제를 맞아 도깨비 마을로 돌아간 꼬비는 “도서관을 만들어 달라”는 소원을 말한다. 드디어 도깨비 마을에도 도서관이 생긴다. 꼬비는 지금도 가끔 인간 세계의 도서관에 온다.
# 1등에 목매는 아이용 처방전
- 졌다!/이은서 글, 홍그림 그림/책읽는곰/1만4000원
‘졌다!’는 제목 아래 그려진 아이는 화가 나 있다. 주먹을 불끈 쥐고, 빨개진 얼굴로 콧김을 내뿜으며 부들부들 떨고 있다.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웃음이 나온다. 이 아이를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하다. 나, 친구들, 형제자매, 그리고 떼쟁이 조카. 우리는 모두 무조건 자신이 이겨야 한다고 우기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지고는 못사는 아이 정현이는 밥먹기, 달리기, 발표도 모두 1등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무슨 수를 쓰든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1등이 아니면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아는 아이들을 위한 특급 처방전 그림책.
# 렌즈에 담은 ‘명작’ 사찰 23곳
- 산사 명작/노재학 글, 사진/불광출판사/3만원
20년 넘게 전통문양과 향교, 사찰 등 우리의 것을 렌즈에 담아 온 사진가 노재학이 수많은 사찰을 답사하고 그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면서 ‘명작’이라고 생각한 스물세 곳을 소개한다.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처럼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도 있고 ‘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나 ‘양산 신흥사 대광전의 어람관음’ 등 조금 낯선 작품도 있다.
구례 화엄사 구층암 요사채의 모과나무 기둥, 일 년에 열두 말씩 스님들에게 막걸리 공양을 받는 청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도 명작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