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敗着의 조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1.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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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딩하오 九단 / 黑 김명훈 九단

<제12보>(152~155)=이기면 충신, 패하면 역적이다. 아무리 좋은 수라도 승부에서 지면 역사에 묻혀버린다. 반대로 최악의 ‘떡수’가 나와도 이기면 죄를 묻지 않는다. 결국 모든 논공행상은 적(敵)에게 결정되는 것인지 모른다. 이번 보(譜)에서 흑백은 승착과 패착의 경계를 번갈아 넘나들며 반상(盤上)을 마지막 해일(海溢)로 밀어넣는다.

먼저 152가 매우 위험한 수. 155 자리가 훨씬 두터웠다. 흑이 ‘가’ 자리에 붙여 우변 백 7점을 노려오면 버리고 중앙을 안정하는 것으로 덤에 걸리는 형세였다. 그런데 이번엔 흑 153이 찾아온 기회를 차버린 패착이었다. 참고 1도 1의 치중이 급소. 백 2면 8까지 필연인데 9 한 방으로 대마가 사경에 내몰린다.

백이 참고 2도 2로 받는 건 어떨까. 그것은 3~13으로 패를 피할 수 없어서 역시 흑승이 결정된다. 실전에선 154로 아래쪽 출구가 막히자 흑은 마지막 초읽기에 쫓기며 황급히 155로 연결을 꾀했다. 153, 155가 왜 안 되는 수인지 다음 보에서 밝혀진다. 종말이 임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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