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seas Trip] 16세기 베트남으로 타임슬립하다②
박찬은 2023. 1. 20. 00:37
박기자 어디가
Enjoyable Stay in Hoi An
12가지 이상 세계 각국 요리를 제공하는 10여 개의 레스토랑이 있지만 차려 입고 식당에 가는 것이 귀찮다면 호이아나 레지던스의 맞춤형 다이닝 서비스 ‘셰프 온 콜(Chef on call)’을 추천한다. 셰프가 직접 객실을 방문해 한식, 양식, 베트남 요리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는데 투숙객이 구해온 식재료로 요리를 하거나, 음식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비용은 2명에 90달러 정도. 호이아나 리조트에는 이 밖에도 정통 베트남 식당 ‘하오 비엣’, 애프터눈 티와 와인을 즐기는 ‘디 엣지’, 면 요리 전문 ‘미엔’, 중식당 ‘럭키 코트’ 등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베트남은 물론 각 나라의 대표 누들 메뉴를 선보이는 미엔에서는 베트남 여러 지역의 면 요리를 선보인다. 하노이 스타일의 피쉬 케이크(어묵)에 참아일랜드를 모티브로 만든 오징어 샐러드가 서브되자 일행의 동공이 커진다. ‘겉바속촉’ 크랩 스프링롤에 이어 푸꾸옥 스타일의 쌀국수가 메인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오후엔 탁 트인 16층 전망의 ‘디 엣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전통 호이안 랜턴에서 영감을 받은 페이스트리를 맛본다. 말차와 커피캬라멜, 망고 재료로 만든 전통 등 모양의 디저트를 보니 ‘애프터눈 티’가 아닌 ‘아트 티(Art tea)’라 이름 붙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꽃잎이 띄워진 물에 발을 담그니 온몸이 노곤해진다. 레지던스에 위치한 일랑일랑(Ylang Ylang) 스파에서 웜 스톤 마사지(90분, 150만 동(약 8만 원))으로 뭉친 근육을 풀고 콩카페(호이아나 레지던스에 최근 개장했다)에서 유명하다는 라면과 코코넛 커피로 속까지 풀어보자.
반나절 동안 옛 베트남으로 타임슬립하고 싶다면 코코넛을 반으로 가른 듯한 전통 바구니 배를 타고 투본강 지류의 무성한 코코넛 숲을 떠다녀 보자. 숙련된 어부들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강으로 그물을 던지는 것을 지켜봐도 좋다. 올드타운과 끄어다이 해변 사이, 깜탄(Cam Thanh) 지역을 한참 걸어 들어가면 바구니 배 탑승장이 나타난다. 마치 맹그로브 숲을 연상시키는 좁은 코코넛 해협을 구비구비 통과하면 바구니 배들이 ‘어벤저스’처럼 한데 모인다.
‘평안이 모이는 곳’이라는 Hoi An의 뜻과는 다르게, 배에 실린 앰프에선 영탁의 ‘찐이야’가 최대 볼륨으로 송출되는 중이다. 마이크를 든 사공은 신나게 춤을 추며 ‘내 나이가 어때서’를 이어서 부른다. 극강의 하이 텐션 뱃사공에게 팁을 주거나, 물 위의 디스코 팡팡처럼 돌아가는 코코넛 배에 실려 숙취를 실감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이 생경함은 그들에겐 ‘생활’일 것이다.
호이안에선 보통 ‘코코넛배 탑승’과 ‘쿠킹 클래스’가 함께 진행된다. 이젠 현지 로컬들과 베트남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어볼 차례. 새우가 들어간 망고껍질 샐러드 위에 방울토마토 껍질을 깎아 튤립을 올리고,직접 반죽한 라이스페이퍼로 월남쌈을 만든다. 내 손으로 만든 베트남 요리로 점심식사를 즐기는 것은 여행자의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밤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이안 올드타운’으로 가자. 시장과 이국적인 집들, 식당과 바 전체가 레트로풍의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의 명소이자 상징인 아치형의 ‘내원교’(‘지붕 덮인 일본인 다리’)는 1590년대 일본 상인들이 자신들의 거주 지역과 강 건너 중국인 거주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기 위해 지었다. 다리를 기준으로 동쪽의 건물이 중국풍이라면 서쪽은 좀 더 아기자기한 일본풍. 그 서쪽 끝엔 400년 전의 일본 상선인 주인선(朱印船, Shuinshen) 모형이 서 있다. 17세기 초중반엔 베트남 왕조의 딸과 결혼하는 일본 거상도 있었고, 동남아와 거래하는 일본 무역선 전체의 22%가 호이안 항에 있었다고 하니 ‘16세기 바다 위 실크로드’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프랑스와 포르투갈, 인도와 아랍 상인들까지 찾았던 호이안은 점차 큰 배들이 정박하기 시작하고 홍수로 땅이 얕아지면서 항구도시로서의 명성을 잃는다. 그러나 빠르게만 흘러가는 현재, 이젠 그 쇠퇴와 낡음은 오히려 ‘새로움’이 됐다. 수세기 동안 아시아와 유럽 각지에서 온 무역상들의 터전이었던 곳. 화려한 베트남 전통 등불, 중국 사원을 비롯해 고풍스러운 가옥까지 올드타운의 이국적 분위기는 폭발적인 인증 샷을 부른다. 행복과 재물을 가져다 준다는 소원등을 흘려 보내기 위해 나룻배를 탄 관광객들이 각자의 소원을 투본강으로 흘려 보낸다. 여행객들의 기대에 찬 눈빛 뒤로 지쳐 잠든 사공의 얼굴 위에 총천연색 등불 빛이 겹쳐진다.
※꽝남성에 위치한 호이아나 레지던스는 호이안 올드타운에서 15분, 다낭에서 4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 비행 시간: 인천(ICN)-다낭(DAD) 5시간, 다낭국제공항호이안까지 차량 약 50분 소요
• 평균 온도: 23~29도, 현재 우기로 대체로 흐리거나 비
•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늦음
• 통화: VND(1000 원=약 1만8000 VND (현찰 살 때, 2023년 1월10일 기준)
• 전압: 220V
리조트 사진 및 취재 협조 Hoiana Resort & Golf
[글과 사진 박찬은 기자(park.chaneun@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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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joyable Stay in Hoi An
극강의 미식 체험
12가지 이상 세계 각국 요리를 제공하는 10여 개의 레스토랑이 있지만 차려 입고 식당에 가는 것이 귀찮다면 호이아나 레지던스의 맞춤형 다이닝 서비스 ‘셰프 온 콜(Chef on call)’을 추천한다. 셰프가 직접 객실을 방문해 한식, 양식, 베트남 요리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는데 투숙객이 구해온 식재료로 요리를 하거나, 음식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비용은 2명에 90달러 정도. 호이아나 리조트에는 이 밖에도 정통 베트남 식당 ‘하오 비엣’, 애프터눈 티와 와인을 즐기는 ‘디 엣지’, 면 요리 전문 ‘미엔’, 중식당 ‘럭키 코트’ 등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베트남은 물론 각 나라의 대표 누들 메뉴를 선보이는 미엔에서는 베트남 여러 지역의 면 요리를 선보인다. 하노이 스타일의 피쉬 케이크(어묵)에 참아일랜드를 모티브로 만든 오징어 샐러드가 서브되자 일행의 동공이 커진다. ‘겉바속촉’ 크랩 스프링롤에 이어 푸꾸옥 스타일의 쌀국수가 메인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오후엔 탁 트인 16층 전망의 ‘디 엣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스파클링 와인과 함께 전통 호이안 랜턴에서 영감을 받은 페이스트리를 맛본다. 말차와 커피캬라멜, 망고 재료로 만든 전통 등 모양의 디저트를 보니 ‘애프터눈 티’가 아닌 ‘아트 티(Art tea)’라 이름 붙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꽃잎이 띄워진 물에 발을 담그니 온몸이 노곤해진다. 레지던스에 위치한 일랑일랑(Ylang Ylang) 스파에서 웜 스톤 마사지(90분, 150만 동(약 8만 원))으로 뭉친 근육을 풀고 콩카페(호이아나 레지던스에 최근 개장했다)에서 유명하다는 라면과 코코넛 커피로 속까지 풀어보자.
영탁의 노래와 소원등을 싣고 흐르는 투본강
반나절 동안 옛 베트남으로 타임슬립하고 싶다면 코코넛을 반으로 가른 듯한 전통 바구니 배를 타고 투본강 지류의 무성한 코코넛 숲을 떠다녀 보자. 숙련된 어부들이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강으로 그물을 던지는 것을 지켜봐도 좋다. 올드타운과 끄어다이 해변 사이, 깜탄(Cam Thanh) 지역을 한참 걸어 들어가면 바구니 배 탑승장이 나타난다. 마치 맹그로브 숲을 연상시키는 좁은 코코넛 해협을 구비구비 통과하면 바구니 배들이 ‘어벤저스’처럼 한데 모인다.
‘평안이 모이는 곳’이라는 Hoi An의 뜻과는 다르게, 배에 실린 앰프에선 영탁의 ‘찐이야’가 최대 볼륨으로 송출되는 중이다. 마이크를 든 사공은 신나게 춤을 추며 ‘내 나이가 어때서’를 이어서 부른다. 극강의 하이 텐션 뱃사공에게 팁을 주거나, 물 위의 디스코 팡팡처럼 돌아가는 코코넛 배에 실려 숙취를 실감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이 생경함은 그들에겐 ‘생활’일 것이다.
호이안에선 보통 ‘코코넛배 탑승’과 ‘쿠킹 클래스’가 함께 진행된다. 이젠 현지 로컬들과 베트남 전통 음식을 직접 만들어볼 차례. 새우가 들어간 망고껍질 샐러드 위에 방울토마토 껍질을 깎아 튤립을 올리고,직접 반죽한 라이스페이퍼로 월남쌈을 만든다. 내 손으로 만든 베트남 요리로 점심식사를 즐기는 것은 여행자의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밤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이안 올드타운’으로 가자. 시장과 이국적인 집들, 식당과 바 전체가 레트로풍의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이곳의 명소이자 상징인 아치형의 ‘내원교’(‘지붕 덮인 일본인 다리’)는 1590년대 일본 상인들이 자신들의 거주 지역과 강 건너 중국인 거주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기 위해 지었다. 다리를 기준으로 동쪽의 건물이 중국풍이라면 서쪽은 좀 더 아기자기한 일본풍. 그 서쪽 끝엔 400년 전의 일본 상선인 주인선(朱印船, Shuinshen) 모형이 서 있다. 17세기 초중반엔 베트남 왕조의 딸과 결혼하는 일본 거상도 있었고, 동남아와 거래하는 일본 무역선 전체의 22%가 호이안 항에 있었다고 하니 ‘16세기 바다 위 실크로드’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프랑스와 포르투갈, 인도와 아랍 상인들까지 찾았던 호이안은 점차 큰 배들이 정박하기 시작하고 홍수로 땅이 얕아지면서 항구도시로서의 명성을 잃는다. 그러나 빠르게만 흘러가는 현재, 이젠 그 쇠퇴와 낡음은 오히려 ‘새로움’이 됐다. 수세기 동안 아시아와 유럽 각지에서 온 무역상들의 터전이었던 곳. 화려한 베트남 전통 등불, 중국 사원을 비롯해 고풍스러운 가옥까지 올드타운의 이국적 분위기는 폭발적인 인증 샷을 부른다. 행복과 재물을 가져다 준다는 소원등을 흘려 보내기 위해 나룻배를 탄 관광객들이 각자의 소원을 투본강으로 흘려 보낸다. 여행객들의 기대에 찬 눈빛 뒤로 지쳐 잠든 사공의 얼굴 위에 총천연색 등불 빛이 겹쳐진다.
※꽝남성에 위치한 호이아나 레지던스는 호이안 올드타운에서 15분, 다낭에서 4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호이안 Info
• 비행 시간: 인천(ICN)-다낭(DAD) 5시간, 다낭국제공항호이안까지 차량 약 50분 소요
• 평균 온도: 23~29도, 현재 우기로 대체로 흐리거나 비
•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늦음
• 통화: VND(1000 원=약 1만8000 VND (현찰 살 때, 2023년 1월10일 기준)
• 전압: 220V
리조트 사진 및 취재 협조 Hoiana Resort & Golf
[글과 사진 박찬은 기자(park.chaneun@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6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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