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1년…10대 건설사 사망 오히려 늘었다

정새배 2023. 1. 2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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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곧 시행 1년이 됩니다.

지난 1년 간 644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는데요.

전년도 보다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법이 효과를 거뒀다 보긴 어렵습니다.

특히 건설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건설현장의 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 정새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철근 기둥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추락을 막아줄 안전고리와 안전망이 필수지만 어느 것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콘크리트가 굳을 때까지 무게를 지탱할 지지대는 군데군데 해체됐습니다.

["이게 하부 지지대인데 제거하면 절대 안 됩니다."]

까마득한 높이, 딛고 설 만한 견고한 받침대도 없습니다.

["이런 데가 위험하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일터 환경은 거의 그대롭니다.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모두 341명.

1년 전에 비해 그다지 줄지 않았습니다.

도급 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만 보면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지난해 5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대형 건설사.

안전 조직 확대, 첨단 안전장치 도입 등을 약속했지만 문서에 그쳤을 뿐 재해를 줄이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원청에서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하도급 구조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신영철/건설경제연구소장 : "공사비가 부족한 경우에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불안전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커지죠. 관리를 해야 되는데 그게 안 먹히는 게..."]

당장의 공사비 절감을 위해 안전은 후순위로 밀려날 때가 많다는 겁니다.

[아파트 건설현장 노동자/음성변조 : "아직까지도 안전하지 않아야 돈을 더 많이 버는 게 현실이에요. 안전에 대해서 뭔가 조치를 하는 게 다 시간이잖아요. 또 회사 입장에서는 시간이 돈이니까."]

정부는 기업들이 안전 관리보다는 경영자 처벌을 피하려는 노력에 집중했다면서, 안전에 관한 투자를 확대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이근희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정새배 기자 (newbo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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