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맥주 두 잔만”… 캐나다, 사실상 금주 권고

최혜승 기자 2023. 1. 2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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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에서 맥주를 따르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캐나다 보건 당국이 일주일에 맥주를 두 잔 이하로 마실 것을 권했다. 현지에선 이런 기준을 두고 사실상 금주를 하라는 지침이라며 반발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건부 산하 ‘캐나다 약물사용·중독센터(CCSA)’는 적당히 마시는 술도 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음주 소비를 크게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적정 알코올 섭취량 기준으로 5도짜리 맥주 355㎖ 한 잔, 12도짜리 와인 148㎖ 한 잔, 40도짜리 증류주 한 잔을 제시했다. 이 같은 술자리도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이하가 좋다고 했다.

이번 알코올 권장량은 2011년 때 제시한 양보다 훨씬 낮아진 것이다. 당시 CCSA는 남성은 주 15회, 여성은 주 10회 이내로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 바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훨씬 엄격한 기준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일주일에 와인은 177㎖ 6잔, 4도 맥주는 6파인트(약 3L) 이하로 마실 것을 권고한다. 미국의 경우 맥주를 남성은 하루 두 잔, 여성은 하루 한 잔을 넘기지 말라고 한다.

CCSA가 적정 음주량 기준을 대폭 낮춘 이유는, 뇌졸중이나 대장암·유방암 발생률 이외에도 음주로 인한 부상 및 폭력 등에 대한 위험도를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또 임신했거나 임신 예정인 경우는 아무리 적은 양의 술이라도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성인의 80%가 술을 마시는 캐나다에선 CCSA 권고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도 무책임한 권고안이라고 비판했다. 댄 말렉 브록대학 보건의학과 교수는 “이런 식의 연구는 종종 알코올이 주는 행복을 간과한다”며 “CCSA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술의 이점을 고려할 수 없고 오직 해로운 점만 찾아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음주 지침은 평소 적당히 술을 마신다고 여겼던 이들까지도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길 위험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양분을 섭취하고 배설하는 기계가 아닌 사회적 공간 속에 존재한다”며 “술이 주는 즐거움, 쾌락, 스트레스 해소, 사교 등의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권고안 작성에 패널로 참여한 피터 버트 서스캐치원대학 가정의학과 교수는 “이번 지침은 알권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금지 사항이 아니라 단지 한 번 마실 때 좀 적게 마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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