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발언 실수에 이란의 ‘NPT 위반’ 언급은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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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정부가 어제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이란과 관계와는 무관한 바,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제 이란 정부가 윤강현 주이란대사를 초치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지역(중동)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즉각적인 설명과 입장이 필요하다"고 반발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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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제공을 윤 대통령이 한 것은 맞다. UAE 파병 아크부대 장병들 앞에서 한 발언은 누가 봐도 부적절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이 “윤 대통령은 이란과 UAE를 포함해 걸프국가들과의 우호적 관계, 긍정적인 개선에 대해 완전히 무지하다”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요구한 것은 이해 못 할 바가 아니다. 그렇더라도 NPT까지 운운하며 사태를 키우는 것은 지나치다. “UAE의 적은 이란”이라 말하고는 멈칫하다 “가장 위협적인∼”으로 바꾼 당시 발언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보더라도 윤 대통령은 실수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의도적인 발언이 아닌 것이다.
이란이 강경하게 나서는 것은 최근 미묘한 양국 관계가 아니면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란은 우리나라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동결시킨 석유수출대금 70억달러 미지급 문제가 불거진 뒤 삐걱거리고 있다. 2021년 1월 한국 국적 선박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석 달여 만에 풀려난 일도 있었다. 이란이 자금 동결 등 문제를 언급하며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그 문제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님을 이란은 알아야 한다.
양국 관계가 대통령 말실수로 더 이상 악화돼선 안 될 일이다. 여러 경로를 통해 관계 발전을 위한 변함없는 의지를 거듭 전달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큰 비용을 치르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 만큼 차제에 참모들도 윤 대통령의 언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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