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출범 2주년 맞은 공수처

채희창 2023. 1. 1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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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2021년 1월21일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의 부패·비리 범죄를 중점 수사하는 기관으로 출범했다.

공수처가 처음으로 직접 기소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도 1심에서 무죄가 나와 '수사력 빈곤'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윤 대통령도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아 공수처 폐지 방침을 거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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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2021년 1월21일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의 부패·비리 범죄를 중점 수사하는 기관으로 출범했다.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 감독·통제를 받는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검찰총장·판사·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에 대해선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고 공소유지를 할 수 있도록 해 기소를 독점해온 ‘무소불위’ 검찰을 견제하는 역할이다. 특히 검사가 저지르는 범죄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다. 문재인정부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야심 차게 출범시킨 것이다.

국민들의 기대가 컸지만 출범 2년간 성적표는 초라하다. 그동안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각각 4번, 2번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특히 ‘고발 사주 의혹’ 당사자인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후 한 달 만에 재차 청구한 영장마저 기각돼 체면을 구겼다. 공수처가 처음으로 직접 기소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도 1심에서 무죄가 나와 ‘수사력 빈곤’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잇따라 사직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적 중립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겨냥한 수사를 동시다발적으로 벌였지만, 혐의 입증에 실패했다.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였던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을 공수처장의 관용차에 태워 들어가 면담했던 ‘황제 조사’ 논란이 벌어져 큰 곤욕을 치렀다. 공수처에 비판적 보도를 했던 기자 등에 대한 통신 조회를 남발해 사찰 논란도 일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김진욱 공수처장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르다 울어 ‘종교 편향’ 지적을 받고 사과까지 했다.

폐지론이 만만치 않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수처가 하는 일 없이 세금만 축내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다. 윤 대통령도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아 공수처 폐지 방침을 거론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해 공수처는 사면초가에 빠진 신세다. 김 처장은 어제 “올해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결국 수사력이 관건이다. 과연 공수처가 폐지론을 이겨내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채희창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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