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우리생물] 우리 땅에서 처음 알려진 ‘곰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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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년 10월 프랑스인 가톨릭 신부 포리가 우리나라 목포, 수원, 강원도와 북한 지역인 원산, 평양 등에서 이끼류 표본을 수집했다는 기록이 있다.
카르도트 박사는 포리 신부가 보내준 147점의 한국산 표본을 연구해 우리나라 이끼류에 대한 첫 연구논문을 1904년에 발표했는데 이때 전 세계적으로 처음 알려진 한국산 이끼류는 총 99개 분류군이었고 그중 34개 분류군이 당시에 알려진 적 없는 '신종(新種)' 이끼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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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가까운 산, 물이 흐르는 계곡의 바위 위를 잘 살펴보면 ‘곰이끼’를 발견할 수 있는데 북한의 원산 지역에서 최초로 발견, 신속·신종으로 발표됐다. 곰이끼는 물이 흐르거나 젖어 있는 바위와 돌 위에 작은 패치(patch)를 이뤄 살아가고, 물에 젖으면 검푸른색 또는 짙은 녹색을 띤다. 줄기는 매우 짧고 잎은 밑부분에서 중앙맥 양옆으로 날개처럼 다소 넓어지지만, 전체적으로 가늘고 긴 털 모양인데 이 잎이 자라난 생김새로 비슷한 종들과 쉽게 구분이 된다.
식물에 붙여지는 국명은 그 식물의 형태나 특징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포자낭 모양이 방울 같다고 하여 붙여진 ‘방울이끼’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곰이끼’라는 이름은 그렇지 못하다. 곰이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어 알려졌지만, 프랑스 학자에 의해 최초로 발표되면서 우리나라 이름을 얻지 못했다. 현재의 ‘곰이끼’라는 이름은 같은 종의 일본명을 오역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같은 종이 1913년 현재의 미에현 구마노시에서 발견되어 보고됐으며, 발견지의 지명을 붙여 ‘구마노고케’로 명명했다. 이 일본명을 ‘곰의 이끼’로 오역해 현재의 ‘곰이끼’라는 이름이 붙게 됐고, 이런 예는 관속식물 ‘곰의말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연구자가 부족해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던 자생 이끼류에 관한 연구가 좀 더 활발하게 이뤄져 곰이끼에게 적절한 우리 이름을 찾아줄 수 있길 바란다.
김원희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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