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다보스포럼서 "국제사회 강력한 연대·협력 필요... 한국은 핵심 파트너"

다보스포럼 특별연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다보스=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지금 세계는 경제의 불확실성과 복합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는 길은 우리가 더 강력하게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과 협력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강화와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저탄소 전환 등을 국제사회에 제안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동하는 연대를 위하여(Solidarity in Action)'라는 주제의 특별연설에서 "세계 시민의 자유 확대, 국제사회의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노력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때 우리가 당면한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경제적 번영을 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저탄소 전환 △보건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자유와 번영에 기여하는 디지털 질서 등을 제안했다.

최우선적으로 강조한 것은 공급망의 복원력 강화였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반도체, 이차전지, 철강,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후위기 극복과 관련해선 원자력 발전과 청정 수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적 수준의 원전 기술력과 시공, 운영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탄소중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전 기술이 필요한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연대에서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자유,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나라들과 함께 협력하고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며 "우리는 협력적이고 포용적인 경제·기술 생태계를 조성해 인류의 공동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마친 후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과 대담하고 있다. 다보스=뉴시스

슈밥 회장과 대담서 "원전 추가 건설·반도체 기술 공유"

특별연설 이후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과의 짧은 대담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재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정책'에 대한 질문에 "우리가 가진 반도체 기술을 많은 나라에서 생산함으로써 공유할 것은 공유해나갈 것"이라며 "우리 기술 중 앞선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에너지 전환 및 원전 전략’에 대해선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뿐 아니라 전 세계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과 원전 기술을 공유하고 다양한 수출과 협력을 통해 청정 에너지 원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가치 공유 측면에서 일본과 중국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안보, 경제 보건협력, 첨단 과학기술 협력을 긴밀하게 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 "우리와 거의 보편적 가치를 함께하는 유사한 정치, 사회, 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중국에 대해선 "우리와 다른 점이 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와 체제가 다르거나 보편적 가치에 있어서 많은 차이가 있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배제하고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융합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역시 협력·연대 대상임을 밝혔다.

새해 첫 순방 마무리... '첫째, 둘째, 셋째도 경제"

다보스포럼 연설로 사실상 새해 첫 순방을 마무리한 윤 대통령은 '경제'를 다시금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다보스에서의 첫 일정으로 글로벌 CEO들과 오찬을 갖고 나니, 글로벌 문제를 민간의 기술 혁신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절실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 용산 집무실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다보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