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숨진 50대 장애인 딸…응급안전 서비스 조사 누락

[앵커]

지난주 80대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나 혼자 있던 50대 중증 장애인 딸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중증 장애인들이 위급 상황에 놓였을 때 자동으로 신고되는 서비스가 있는데 숨진 장애인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송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세대주택 2층에서 검은 연기가 솟구칩니다.

["빨리 나오세요! 구급차 부릅시다."]

삽시간에 번진 불에 50대 김 모 씨가 현관문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중증 정신장애인인 김 씨는 방 안에 홀로 있다 뒤늦게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함께 살던 80대 아버지가 입원 중인 아내 간병을 위해 잠시 외출했던 사이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김용구/화재 목격자 : "할아버지 전화번호 아니까 연락해서 왔는지 하여튼 와서 있다가 놀라서 쇼크로 구급차에 (실려 가셨어요)."]

중증 장애인들이 화재 등 위급 상황일 때 감지기를 통해 자동으로 신고되는 '응급안전 안심 서비스'가 있지만, 김 씨는 혜택을 못 받았습니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의정부시는 지난해 응급안전 안심 서비스 수요를 전수 조사했습니다.

그러나 활동지원 서비스를 받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만 의사를 물었고, 이 대상이 아니었던 김 씨는 응급안전 안심 서비스 조사에서 누락됐습니다.

[의정부시 관계자/음성변조 : "지난달 지지난달 사이에 전수조사 결과를 저희가 보고했었거든요. 그거는 일단 기본적으로 활동지원 수급 자격 있는 분들 위주로..."]

활동지원 수급자가 아니어도 지자체장 판단에 따라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김 씨는 후순위라는 이유로 조사 단계부터 배제된 겁니다.

[윤진철/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 :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지원해야 하는 것이 복지의 역할인 거지, 있는 메뉴판을 주고 메뉴판에서 대상이 되니 안 되니 선정하는 문제들은 두번째 문제라고 생각해요."]

80대 노부모와 50대 중증 정신장애인 딸,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긴급의료비 지원 상담을 받은 바 있지만, 이 역시 이웃이 대신해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응급안전 서비스 신청에도 제약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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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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