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엉뚱한 나무 심고 “습지 복원”…정책도 멀었다
[앵커]
그럼 습지를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영국 같은 나라는 5개 기관이 공동으로 대응하도록 조직까지 개편했는데, 우리나라는 있던 위원회마저 없앴습니다.
그러면서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발 1,060미터, 정상 부근에 오르자 산기슭에 거대한 습지가 나타납니다.
람사르 습지로 등재된 '질뫼늪'입니다.
탄소를 흡수하는 습지 퇴적 지형, '이탄층'도 넓게 분포해 있습니다.
["이게 수십 센티미터가 쌓여 있으니까 이게 다 탄소저장고죠."]
습지 가장자리, 습지를 향해 경사진 곳에 어린나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부분 침엽수입니다.
산림청이 백두대간 복원 명목으로 질뫼늪 일대에 심어놓은 이런 전나무 같은 침엽수만 만 여 그루나 됩니다.
축구장 12개 면적입니다.
대부분의 습지에 활엽수림이 들어선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규송/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 : "상록 침엽수는 물에 대한 수요도가 높기 때문에 겨울에도 물을 빨아올리거든요. 늪지대에 공급되는 물이 적어질 수 있겠죠."]
실제로 질뫼늪의 경우 "활엽수림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전문가 자문까지 나왔습니다.
원인은 허술한 관리체계였습니다.
람사르협약에서 국제 보호 습지로 인증받아놓고, 정작 습지보호지역에서는 제외됐습니다.
다른 보호 습지와 달리 환경부 협의 없이 침엽수를 심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이상돈/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습지에 서식하는 그런 생물 다양성들이 자료를 목록화되어 있지 않고 그래서 이번 사태처럼 어떤 식물을 식재하고 복원해야 하는지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연구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데도 정부는 습지 정책의 최고 심의기구인 '국가습지심의위원회'를 최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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