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생명의 땅’ 습지가 사라진다…위기의 ‘탄소저장고’

이예진 2023. 1. 19. 2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습지는 '생명의 땅'이라고 할 만합니다.

또 하나, 습지가 중요한 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탄소 때문입니다.

갯벌 같은 연안 습지와 내륙 습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탄소가 그 안에 머물 수도 아니면 뿜어져 나올 수도 있습니다.

세계 각 나라가 앞다퉈 습지에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땅의 3.5%는 습지인데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 집중적으로 짚어봅니다.

먼저 KBS 기후위기대응팀, 이예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100만 ㎡에 달하는 습지에 호수와 갈대밭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미개방 구역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물이 마른 땅에는 갈대만 빽빽하게 자라있습니다.

["어휴 다 땅인데요?"]

흙은 바짝 말라 손만 대도 가루가 날립니다.

["땅이 되니까 고라니가 잠자는 자리까지 만들어놨어요."]

육지 동물의 흔적까지 발견됩니다.

원래는 가슴 정도 높이까지 물이 차 있는 습지였습니다.

그런데 건조화가 진행되면서 지금은 이렇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땅이 됐습니다.

전체 습지의 1/3 정도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자치단체가 복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입니다.

[강호정/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 "이 지역의 가뭄 일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요. 특히 2015년 이후에 수원이나 안성 지방의 강수량이 크게 줄어든..."]

원래 이곳은 물과 습지를 오가던 수달 가족부터 각종 천연기념물이 정착한 터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습지가 파괴되면서 하나, 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비상이 걸린 건 동식물만이 아닙니다.

훼손된 습지의 탄소배출량을 직접 측정해 봤더니, 정상 습지의 두 배를 훌쩍 넘습니다.

탄소 저장 기능이 사라진 겁니다.

습지 파괴는 바다도 예외가 아닙니다.

2003년 이후 축구장 9천5백 개 넘는 바다 습지가 사라졌습니다.

[홍승범/국립생태원 생태적응팀 선임연구원 : "야생생물들은 굉장히 취약한 부분에 노출되기 때문에 습지에 살고 있는 식물 중 하나가 사라진다고 하면 그 식물과 관계돼 있던 다른 생물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생태의 보고이자 거대한 탄소저장고, 습지.

육지화를 막지 못하면 탄소를 무방비로 쏟아내는 탄소 공장이 될 거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 송혜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채상우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이예진 기자 (yejin.le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