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치여정 돌아봐”…김기현은 1위 굳히기 돌입

나, 잠행 속 전대 출마 고심
기자들 만나 “생각 곧 정리”

나경원, 김기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해 “생각을 곧 정리해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간 저의 정치여정에 관해 생각해보고 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의원들의 비판에 출마 고심이 더해진 모습이다.

나 전 의원은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다 ‘당대표 출마 여부를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나 전 의원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는 물음에도, ‘반윤(석열)은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본인의 현재 포지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곧 생각을 정리해 말하겠다”고만 답했다.

‘본의가 아니고 왜곡이 있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느냐’ ‘초선 의원들 연판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출마 선언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만 했다. 이날 나 전 의원은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부가 출세를 욕망하고자 부창부수한다면 곤란하다”고 한 말에 반박 글만 올렸다. 나 전 의원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유감”이라고 맞받았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잠행 모드’다. 지난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후 SNS에 “조용한 사색의 시간을 가지러 떠난다”고 쓰고 공식 일정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5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성당에, 17일엔 대구 동화사에 모습을 보인 정도다. 18일엔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 등 당 인사들과 대통령실의 공격에 주춤한 모습이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 해임 직후 “반윤 우두머리”라고 비난했고, 친윤 의원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나 전 의원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해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고 하면서 갈등이 더 커졌다. 이 발언 이후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고, 초선 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 비판 성명을 냈다.

김 ‘사무총장 장제원’ 질문에
“누구에게도 당직 제안 안 해”

김기현 의원은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1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김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여론조사를 보니 제가 당권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당을 통합의 리더십으로 안정시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라는 당원, 지지자들의 명령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로 외연을 확장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연대·포용·탕평, ‘연포탕’ 정치를 통해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후 “목표는 결선투표 없이 1차(투표에서) 과반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선되면 장제원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길 건가’라고 묻자 “누구에게도 당직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여러 원로들을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캠프 대변인으로 ‘박근혜 키즈’로 불린 손수조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을 임명하고, 2030 청년 특보단을 신설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