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사 방어에 급급해 말고 구체적인 민생 의제 내야”[위기의 민주당을 말한다 ①]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지도부가 민생 문제에 대해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를 못하고 있다”며 “생활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도부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은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인 이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도부가 민생을 강조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이 대표 관련) 수사에 모든 관심이 가 있다. 민생도 ‘부자증세, 서민감세’ 이런 식으로 말하면 실생활에 와닿을까. (이 대표가) 민생을 위해 시장에 가면 ‘이 문제는 이렇게 풀어보겠다’는 메시지와 장면이 연결돼야 한다. 당은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민들에겐 ‘어떻게 해서 이런 정부한테도 정권을 빼앗겼나’라는 불신도 남아 있다.”
-피부에 와닿는 경제정책이란 무엇인가.
“이 대표가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시한 건 의미 있다. 그런데 내 문제를 푸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설명이 부족하다. 배드뱅크 설립, 미분양 주택 매입 등 나열식이다. 공공임대주택 비중 확대를 주장했던 만큼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청년 기본주택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방향까지 연결돼야 한다. 정책의 구체적 내용이 생략되면 어떤 맥락에서 의제를 던지는지 모른다.”
막연한 ‘로빈후드식’ 구호
서민에겐 잘 와닿지 않아
-맥락이 없으니 뜬구름 잡는다는 뜻인가.
“이 대표 경제정책의 문제점은 분절화돼 있다는 것이다. 당도 ‘서민감세, 부자증세’ 식으로 주장하는데 ‘로빈후드식’ 발상이다. 버려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할까’ ‘공동체 지속 비용을 어떻게 부담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속에서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에 대한 답을 갖고 정부·여당과 경쟁해야 한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대전환의 시대’를 말하지 않았나. 그런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 방어에만 급급하지 않았나.”
-민생경제특위가 최우선 추진할 법안은.
“기업 회생과 개인의 신용회복 프로그램이다. 각 절차를 신속하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
‘리스크’ 엮는 검·여당에
정공법으로 맞서야 승산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했다.
“잘했다. 혼자 출석하겠다고 한 것도 잘한 것이다. 저쪽(검찰과 국민의힘) 프레임을 벗어나는 방법은 정공법이다. 당은 ‘김건희 수사하자’고 하는데 주가조작 수사는 필요하다. 하지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선고가 다음달에 나온 뒤 하면 되지 벌써부터 앞세우면 이상해진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주장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다.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 입증되지도 않았고 정치탄압적인 것도 있다. 모든 건 국민이 판단한다.”
당내 더 다양한 의견 필요
지도부, 많이 듣고 품어야
-이 대표 체제를 평가하자면.
“현 지도부에선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당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은 한편으로 맞지만 한편으론 틀리다. 정치인은 당원의 대표다. 다양한 이야기를 조율해 공약수를 만드는 게 지도부다. 지도부는 여러 이야기를 듣고 받아안아야 한다. 그게 이 대표를 지키는 길이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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