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돌본 장애인 딸 살해한 60대 친모, 집행유예로 실형 면해

김명일 기자 2023. 1. 1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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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장애를 앓고 있던 30대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60대 모친. /뉴스1

38년간 돌본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60대 친모가 집행유예 판결로 법정 구속을 면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19일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64·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무리 피해자의 어머니라고 해도 딸의 생명을 결정할 권리는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대장암 진단 후 항암치료 과정에서 극심한 고통을 겪는 피해자 모습을 보며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장애인을 돌보는 가족들이 국가나 사회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오롯이 자신들의 책임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피고인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지난해 5월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30대 딸 B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는 범행 후 자신도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6시간 뒤 아파트를 찾아온 30대 아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인이던 B씨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앓았으며 사건 발생 몇 개월 전에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생계를 위해 타지역을 돌며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서 38년간 B씨를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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