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안 됐는데 무슨 전투”…러군 8명, 최전선서 무장 탈영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예비군들이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탈영하는 일이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각)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된 예브게니 크라브첸코 하사 등 러시아 군인 8명이 무장 탈영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 러시아로 들어온 뒤 경찰에 자수했다.
이번에 탈영한 병사들은 지난해 러시아가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이후 징집된 군인들이었다. 지난해 9월 24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위해 동원됐고, 지난해 11월 12일에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말라야 알렉산드로브카 인근 군사캠프로 보내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참호를 만드는 임무를 맡았다. 제대로 된 식량이나 군복은 보급받지 못했다고 한다.
어느날 이들은 지난달 24일을 기하여 최전선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아직 전투에 나설 준비가 안 됐다고 판단한 카라브첸코 하사와 나머지 7명의 병사는 결국 탈영을 결심했다. 이들은 전투 투입 전날인 지난달 23일 부대에서 이탈했다.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식량을 챙겨 택시 2대에 나눠 탄 뒤 러시아 서부 리페츠크주로 들어왔다. 이후 버스로 갈아타고 모스크바주 포돌스크로 향해 경찰에 자수했다. 소총 4자루와 기관총 4정을 반납했다고 한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전시 무장 탈영 혐의로 8명을 기소했다. 크라브첸코 하사 측 변호인은 “탈영한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그들이 동원된 곳”이라며 “이들은 탈영을 원하지 않았다. 단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싸우는 걸 원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병사가 전투를 거부하거나 상관 명령에 불복종할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에 처한다.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이 30만명의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면서 군기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도 함께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를 넘기면서 전선에선 러시아 병사들이 잇따라 탈영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러시아 민간군사기업 와그너의 한 지휘관이 복무 연장을 거부하고 노르웨이에 망명 신청하는 일도 있었다. 전직 와그너 지휘관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는 절도 혐의로 복역한 뒤 지난해 7월 와그너와 복무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계약이 만료된 뒤에도 와그너가 복무를 강요하자 결국 탈영한 것이었다. 그는 부대 내에 탈영병들을 끝까지 추적해 붙잡아 온 뒤 처단하는 특수부대가 있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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