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피봇에 베팅, 증시는 의심…연준 2인자에 쏠리는 눈[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1. 19.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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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18일(현지시간) 장기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과 차익 매물 출회로 하락했다. 3대 지수 모두 1%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일제히 예상치를 하회하며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약화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증시는 긴축 종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으나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반전한 뒤 낙폭을 키운 채 마감했다.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것이란 믿음이 부족하니 조금 올랐을 때 팔아 차익을 실현하자는 욕구가 분출한 것이다.

반면 미국 국채는 가격이 오르며 수익률이 하락했다. 경제지표 약화로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연준 내 0.5%P 인상 지지자는?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여전히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하지만 오는 1월31일~2월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현재 시장이 거의 확신하고 있듯이 금리를 0.25%포인트만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로 굳어지고 있다.

현재 2월 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인물은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뿐이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WSJ) 라이브 행사에 참석해 금리를 5% 위로 끌어 올리기 위해 "가능한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2월 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연방기금 금리가 올해 말까지 5.25~5.5%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연준 인사들의 최고 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인 5.1%, 즉 5~5.25%보다 높은 것이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는 4.25~4.5%이다.

매파 3인방의 차이점 vs 공통점
반면 오랫동안 매파적 스탠스를 견지해온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지난 17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금리는 아직 5%가 아니고 내가 생각하는 경제 전망에 비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5% 위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나는 긴축을 계속해야 한다고 보며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는 회의 때 토론하면 된다"고 말했다.

2월 FOMC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금리 인상폭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것이다.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공개된 FOMC 멤버들의 주류 전망인 5~5.25%보다 "조금 더 높아야 한다"고 말해 불라드 총재와 비슷한 견해임을 시사했다.

연준 내 또 다른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올해 들어 금리 인상폭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다.

그는 지난 4일 미니애폴리스 연은 사이트에 올린 기고문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앞으로 몇 차례 금리를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금리를 5.4%까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는 불라드 총재, 메스터 총재와 마찬가지로 최종 금리를 5.25~5.5%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이 세 명의 매파가 공유하는 또 다른 공통점은 과잉 긴축보다 과소 긴축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불라드 총재는 이날 "우리는 경제를 장악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을 확실히 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긴축하는 실수를 원한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도 지난 17일 최근의 인플레이션 둔화세에도 "여전히 긴축을 너무 적게 해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더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카시카리 총재 역시 지난 4일 기고문에서 긴축을 덜하는 것(undershoot)보다는 더하는 것(overshoot)이 낫다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올해 FOMC 때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투표 멤버이다.

늘어나는 2월 0.25%P 인상론
이런 가운데 2월 FOMC 때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은 늘고 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18일 텍사스대 오스틴 맥콤 비즈니스 스쿨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가능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며 "여행 중일 때 고속도로에 안개가 끼거나 위험한 상황이라면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 지금과 같은 복잡한 경제 및 금융 환경에서 정책을 결정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만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는 것은 2월 FOMC에서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낮춘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금리 인상폭을 낮추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겠다는 "결의가 약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로건은 "내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이고 시의 적절한 방식으로 우리의 2% 목표치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계속해서 조금씩 올릴 것 같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지난주 2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앞으로 적절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했다. 로건 총재와 패트릭 총재는 올해 FOMC 때 금리 결정 투표 멤버이다.

또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2월 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다고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 참석해 "이전 금리 인상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19일 오후 1시15분에는 연준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다음주부터 1월31일~2월1일 FOMC 때까지는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이 금지되는 만큼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메시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연내 피봇에 베팅
한편, 증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채시장은 랠리 기조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18일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3.3%대로 내려왔다.

이는 연준의 정책 전환(pivot, 피봇)에 대한 강력한 기대감을 반영한다.

물론 시장은 지난해에도 2번 가량 너무 일찍 연준의 피봇을 기대하고 랠리했다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역풍을 맞은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는 인플레이션을 비롯한 경제지표 약화가 연준 피봇의 근거가 되고 있다.

18일 TS 롬바르드는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긴축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하락에 베팅할 때라고 주장했다.

TS 롬바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브 블리츠는 인플레이션 둔화로 연준이 오는 2월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마지막으로 긴축을 중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최고 금리는 4.5~4.75%로 정점을 찍게 된다.

또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 하락세를 볼 때 시장은 경기침체를 반영하고 있다며 연준이 빠르면 올해 중반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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