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경원에 “금수저가 위선으로 세상 농단하는 게 싫다”
국민의힘 중진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 중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연일 공개저격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홍준표 시장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이유를 밝혔다.
홍준표 시장은 “‘불필요한 적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주변의 권고도 많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일부 금수저 출신들이 또다시 위선과 내부 흔들기로 자기 입지를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고 내 생각을 가감 없이 내 비친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시장은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이 더 탐욕을 부리고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이 거짓 품격,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 하는 것은 더 이상 참고 볼 수 없다”며 “나는 그들이 지극히 싫다. 싫은 걸 좋은 척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 부친은 강서구 화곡동 홍신학원을 설립한 나채성 이사장이다. 홍신학원은 화곡중학교, 화곡고등학교, 화곡보건경영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거대 사학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친정아버지는 2021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나경원이 (어린 시절) 스케이트, 피아노, 수영, 웅변 등을 다 배웠는데 대회에 나가면 다 1등 해왔다”라고 말해 나 전 의원이 어린 시절 풍족하게 자랐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반면 홍준표 시장은 지난 2017년 대선기간 “저의 부친은 경비원이었으며 모친은 문맹이셨다”고 밝힌 바 있다.
홍준표 시장은 2009년 출간된 에세이집 ‘변방’에서 “신천동 산동네에 단칸 월세방을 얻어 다섯 식구가 살게 되었을 때 우리는 구호물자인 강냉이 죽에 의존하며 살았다”고 회고할 정도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각에선 홍준표 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각각 당 대표와 서울시장 후보로 함께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사이가 벌어져 아직까지 회복되지 않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홍준표 시장은 2019년에도 연동형비례대표제 합의, 장외투쟁 실패, 조국 맹탕 청문회 등을 이유로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공개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홍준표 시장은 2019년 자신이 개인적 악연 때문에 나경원 전 의원을 공격한다는 취지의 기사가 나오자 “개인적인 감정 운운하는 어느 보수 언론을 보니 참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