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시기에 호재 뜨더니”...먹튀 의심받는 사례 손본다

김명환 기자(teroo@mk.co.kr) 2023. 1. 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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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CB 악용 엄단”...칼 빼든 금감원
주가 띄운 후 주식전환 차익
관련 중대사건 14건 조사 중
[사진 = 연합뉴스]
검찰이 쌍방울과 KH그룹의 전환사채(CB)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도 사모 CB를 악용한 자본시장 교란사범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금감원은 현재 사모 CB와 관련한 중대사건 14건을 조사 중이다.

19일 금감원은 “최근 사모 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간(2020~2022년) 사모 CB 발행금액은 총 23조2000만원이다. 특히 2021년 사모 CB 발행금액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7조2000억원) 대비 50%가량 급증했다. 2021년 12월 이후에는 ▲사모CB의 콜옵션 행사한도 제한 ▲전환가액 상향조정 의무화 등으로 발행수요가 감소하긴 했지만, 이와 관련한 불공정거래는 대담·다양해지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2021년 발행한 CB 601건 중 공모형태는 단 3건에 불과했다. 나머지(589건)은 모두 사모형태였다. 기업이 자금 확보를 위해 가장 손쉽게 택하는 방법이 사모 CB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사모 CB 발행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CB 인수 후 시세 조종 또는 허위사실 유포를 통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높여 차익실현을 이루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한 곳이 아닌 여러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는 사례도 있다. 에디슨EV 주가조작 사태가 이에 해당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러 상장사가 연계된 불공정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등의 불공정거래 수법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며 “CB를 발행사가 회수한 후 최대주주 또는 제3자에 헐값에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교묘하게 빼돌리는 등 CB 활용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CB 불공정거래에 대한 집중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지난해에는 에디슨EV 주가조작 사태 등 16건이 처리됐다. 1월 현재 금감원이 조사 중인 CB 관련 중대 사건은 14건이다. 금감원은 사건들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패스트트랙(신속 수사전환) 제도 등을 통해 검찰에 이첩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또 발행내역 전수점검, 언론보도·제보·이상징후 분석 등을 통해 수상한 정황이 포착된 56개의 종목에 대한 매매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종목에 대한 분석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면 신속히 본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CB 합동대응반’의 운영 계획도 이날 밝혔다. 불공정거래, 공시위반, 불건전 영업행위 등 각종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금감원은 CB 발행결정 주요 사항 보고서에 납입 방법을 필수 기재사항으로 추가하는 등 기업공시 서식을 개정하고, 사모CB를 발행사가 만기 전에 취득할 경우 공시하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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