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흔드는가...베네딕토 16세 선종 이후 '암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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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 프란치스코 교황을 흔드는 힘이 거세지고 있다.
직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그간 보수파 구심으로서 '프란치스코 비토' 목소리를 눌러왔지만, 교리 수호를 중시하는 보수파는 더는 참지 않을 분위기다.
영국 더 스펙터에 익명으로 투고한 글에서 "전 교황(베네딕토 16세)이 사망하면 프란치스코는 전임자를 더 이상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대담해질 것"이라며 보수파를 자극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엄호한 건 베네딕토 16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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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엄호 사라지자 반발 고조
'진보 성향' 프란치스코 교황을 흔드는 힘이 거세지고 있다. 교황의 개혁 행보에 불만을 품은 가톨릭계 보수파가 지난달 베네딕토 16세 선종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그간 보수파 구심으로서 '프란치스코 비토' 목소리를 눌러왔지만, 교리 수호를 중시하는 보수파는 더는 참지 않을 분위기다.
"다음 교황은 프란치스코와 정반대 인물로" 쪽지 폭로
교계 암투의 전조는 몇 장의 쪽지에서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고위 인사가 지난해 이탈리아 기자를 비밀리에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 비판이 담긴 7장 분량의 쪽지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쪽지는 교황의 도덕성을 직격하고 교황이 추진하는 재정개혁안을 때리는 내용이다. 교황과 검찰의 유착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그러므로 다음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모임)에서는 프란치스코와 정반대의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문장으로 메모는 끝난다.
WP는 "교황에게 흠집을 내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다. 최초의 신대륙·남반구(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계에선 매우 이례적인 개혁파다. 동성애, 피임, 임신중지(낙태)에 전향적이었고, 가톨릭의 식민지배 가담과 사제들의 성추행에 적극적으로 사과했다. 이혼한 신자에게도 영성체를 허용했고, 사생아 세례 금지도 풀었다.
쪽지를 전달한 ‘바티칸 고위 인사’는 최근 별세한 보수파 조지 펠 추기경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교계 서열 3위인 교황청 재무원장에 임명했지만, 뒤에선 '다른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펠 추기경은 아동 성추행 혐의를 받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의 죽음 이후 가톨릭계 균형 무너졌다"
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집요하게 흔들었다. 영국 더 스펙터에 익명으로 투고한 글에서 “전 교황(베네딕토 16세)이 사망하면 프란치스코는 전임자를 더 이상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대담해질 것”이라며 보수파를 자극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엄호한 건 베네딕토 16세였다. 바티칸 매거진의 전 편집장인 루세타 스카라피아는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을 때도 그에 대한 충성을 보이며 보수파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렸다”며 “그의 죽음은 균형의 종말”이라 설명했다. 영화 '두 교황'에 나오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의 우정과 애증이 현실에서도 유효했던 셈이다.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건강을 이유로 2013년 스스로 물러났다.
가톨릭 전문 웹사이트 ‘웨어 이즈 피터’를 운영하는 마이크 루이스는 “이달 들어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저항이 매우 심해졌다”며 "올해 10월 열리는 세계주교총회(시노드)가 정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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